
미국의 대중 반도체 수출통제에도 중국 주요 반도체 기업이 실적 개선 흐름을 보이고 있다. 첨단 파운드리 이용과 고성능 AI 가속기, 반도체 장비 접근은 제한됐지만 중국 내 국산 대체 수요와 정부 지원이 AI칩·장비·후공정·메모리 팹리스 기업 성장 기반으로 작용했다.
10일 상하이증권거래소에 따르면, 중국 메모리·마이크로컨트롤러유닛(MCU) 팹리스 기업 기가디바이스는 올해 1분기 매출 41억8800만위안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119% 증가한 수치다. 순이익은 14억6100만위안으로 523% 급증했다. 메모리 칩 공급 부족과 MCU 수요 확대가 실적을 이끈 것으로 풀이된다.
중국 AI 반도체 기업 캠브리콘도 고성장세를 나타냈다. 캠브리콘은 올해 1분기 매출 28억8000만위안을 기록, 전년 동기 대비 160% 증가했다. 순이익은 10억위안으로 185% 늘었다. 엔비디아 고성능 AI칩의 중국 공급 제약이 이어지면서 중국 내 클라우드·AI 기업의 국산 칩 채택이 확대된 영향으로 분석된다.
후공정 분야에서도 수익성 개선을 보였다. 창디엔테크놀로지(JCET)는 1분기 매출 91억7000만위안, 순이익 2억7900만위안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매출은 1% 감소했지만 순이익은 37% 증가했다. 정부 보조금 등이 포함될 수 있는 기타 수익이 2700만위안에서 6800만위안으로 2배 이상 늘어나며 순이익 개선에 기여했다.
반도체 장비 분야에서는 나우라테크놀로지가 대표적이다. 나우라는 1분기 매출 103억2000만위안으로 25.8% 증가했다. 순이익은 16억3000만위안으로 3.42% 늘었다. 반도체 장비 매출 확대가 성장세를 이끌었지만, 공격적인 연구개발(R&D) 투자가 이익 증가 폭을 제한했다. R&D 비용은 14억200만위안으로 전년 동기 대비 36.64% 급증했다.
중국 반도체 기업의 수익성 개선 흐름이 하반기까지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이종욱 삼성증권 연구원은 “현재 D램을 구하기 어려운 상황이 이어지면서 중국 메모리 업체들도 기존보다 높은 가격을 받는다”며 “지난해 7월 이후 저가 반도체까지 판매가 확대되고 있고, 전력반도체(PMIC) 역시 데이터센터 인프라 수요 증가와 맞물려 반도체 생태계 전반에 우호적 환경이 조성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중국 반도체 기업들은 내수시장을 기반으로 일정 수준의 가격 협상력을 확보하고 있다”며 “국산 대체 수요가 이어지는 만큼 수익성 개선 흐름이 하반기까지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고 덧붙였다.
박유민 기자 newmi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