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내 로봇 부품 기업들이 감속기 등 핵심 부품 국산화 수준을 높이고 있지만, 실제 시장 진입과 가격 경쟁력 확보에는 여전히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기술 개발을 넘어 국산 부품이 완제품 로봇에 채택될 수 있는 수요 생태계와 정책 인센티브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로봇산업협회와 로봇부품기업협의회는 지난달 29일 산업통상자원부, 한국로봇산업진흥원 등과 간담회를 열고 국내 로봇 부품 산업 애로사항을 논의했다. 부품 실증 사업 및 국산 부품 사용 확대 방안 등이 주요 의제로 다뤄졌다.
업계는 국산 로봇 부품의 시장 안착을 위해서는 실증 지원을 넘어, 완제품 로봇 기업이 국산 부품을 적극 채택할 수 있는 수요 생태계 조성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보고 있다. 감속기, 구동기 등 핵심 부품의 국산화는 진척됐지만, 수요기업 기반이 취약해 가격 경쟁력을 확보하기 어려운 구조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 수요기업은 오랫동안 일본산 부품을 사용해온 만큼 일본 수준의 품질을 요구하면서도, 가격은 중국 업체 수준을 기대하는 경우가 많다”며 “국내 부품 기업은 아직 생산 물량이 충분하지 않아 규모의 경제를 통한 단가 인하가 어렵고, 이는 수출 경쟁력 확보에도 부담으로 작용한다”고 짚었다.
업계는 직접 보조금보다 국산 부품 사용 로봇에 대한 정책·금융 지원이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직접 보조금은 통상 마찰이나 세계무역기구(WTO) 규범 논란이 될 수 있는 만큼, 국산 부품 비중이 높은 로봇을 구매하거나 도입하는 기업에 금융 지원, 실증 기회, 공공 조달 가점 등을 부여하는 방식이 현실적이라는 것이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최근 대기업과 스타트업을 중심으로 휴머노이드 로봇 개발이 활발해지고 있지만, 해외 부품을 들여와 조립한 뒤 자체 개발 제품처럼 내세우는 경우도 있다”며 “국산 부품을 얼마나 사용했는지에 따라 정책·금융 지원을 차등화해야 국내 부품 기업들도 성장 기반을 확보할 수 있다”고 말했다.
박유민 기자 newmi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