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랍에미리트(UAE) 유조선이 중동 전쟁으로 봉쇄된 호르무즈 해협을 몰래 통과해 한국 등 국가에 수출했다는 보도가 나왔다.
7일 로이터 통신은 업계 소식통과 에너지 리서치 업체 케이플러 및 신맥스 자료에 따르면 UAE 국영 석유회사(ADNOC·아드녹)가 지난달 걸프만 내 터미널에서 4척의 유조선을 이용해 중질유인 어퍼 자쿰 원유 400만배럴과 경질유인 다스 원유 200만배럴을 수출했다고 전했다.
지난 2월 28일 시작된 미국·이스라엘과 이란 간 전쟁으로 전 세계 원유 공급량의 5분의 1이 지나는 호르무즈 해협이 봉쇄됐다. 이에 따라 아드녹은 전쟁 이후 하루 원유 수출량을 100만 배럴 이상 줄여야 하는 상황에 부닥치자, 고육책으로 자동식별장치(AIS)를 끈 채 호르무즈 해협을 몰래 통과하는 방법을 선택했다는 설명이다.
보도에 따르면 해당 수출분은 해당 원유는 선박 간 환적(STS) 방식으로 다른 선박에 하역된 이후 동남아시아 정유 시설로 운송되거나, 오만의 저장 시설에 하역되거나 한국 정유 시설로 직접 운송됐다.
구체적으로는 초대형 유조선(VLCC) 하피트호가 지난 4월 7일 원유를 싣고 15일 해협을 빠져나온 뒤, 그리스 선적의 올림픽 럭호로 물량을 넘겨 말레이시아 펭게랑 정유소로 보냈다.
또한 알리아크몬 1호는 지난달 27일 다스 원유 200만 배럴을 싣고 이달 2일 해협을 통과해 오만 라스 마르카스 터미널에 하역했으며 수에즈맥스급 유조선 오데사호와 주주 엔호는 각각 100만배럴의 원유를 싣고 한국으로 향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 같은 방식의 수출은 극도로 위험도가 높은 작전이다. 실제로 지난 4일 호르무즈 해협을 지나던 빈 유조선 바라카호가 이란의 드론 공격을 받을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위험이 큰 만큼 가격도 치솟아 기록적인 프리미엄을 붙여 판매했다고 한다.
이라크, 쿠웨이트, 카타르 등 많은 원유 수출국 호르무즈 해협 봉쇄로 판로를 찾지 못하는 상황이다. 사우디아라비아는 홍해를 통해서만 원유를 수출하고 있다. 반면 UAE는 아시아 정유사들과 5월 인도분 물량에 대해 논의하는 등 위험을 감수하고서라도 수출 활로를 뚫겠다는 의지를 드러내고 있다.
서희원 기자 shw@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