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SK텔레콤이 올해도 이동통신 시장에서 지배적 사업자 지위를 유지하게 된 것은 국내 통신시장에 과점 구조가 지속되고 있다는 판단에서다. 점유율은 40% 미만으로 낮아졌지만 해킹 사태로 인한 일회성 요소가 주된 요인으로 작용했으며 경쟁상황 개선이 제한적인 통신 시장의 구조적 특성은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는 분석이다. 반면, 유선통신시장은 경쟁이 활성화된 시장으로 평가됐다.
10일 통신 업계에 따르면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국내 통신시장이 '경쟁이 미흡한 시장'이라는 정보통신정책연구원(KISDI)의 평가 보고서에 따라 올해도 SK텔레콤을 시장지배적 사업자로 지정할 방침이다.
이에 따라 유보신고제와 상호접속 제공 의무 등 SK텔레콤에만 부과되는 규제 체계도 당분간 지속된다.
과기정통부 관계자는 “지배력 여부를 평가할 때 외형적 점유율 숫자보다 시장의 구조적 집중도와 실질적인 경쟁 양상을 종합적으로 고려한다”며 “전년과 비교해 경쟁 상황이 획기적으로 개선됐다고 보기 어렵다”고 밝혔다.
알뜰폰(MVNO)의 질적 성장 한계도 지배력 유지 판단의 핵심 근거가 됐다. 회선수 기준으로는 알뜰폰 증가세가 이통사를 압도하지만 양적 성장은 수익성이 낮은 LTE에 국한됐다. 핵심 시장인 5G 휴대폰 회선에서 알뜰폰의 점유율은 1.2% 수준에 불과해 실질적 경쟁 촉매제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반면 SK텔레콤의 5G 휴대폰 회선 점유율은 45.7%에 이른다.
규모의 경제와 시장 포화도 신규 진입장벽으로 작용했다. KISDI는 “망 구축을 위한 대규모 투자와 기술적 능력을 필요로 하는 사업규모가 신규사업자에게 진입장벽으로 작용할 수 있다”며 “2010년부터 총 8차례에 걸쳐 추진된 제4이통 선정과정에서 사업규모, 신규투자에 요구되는 재정적 능력 부족에 따라 신규사업자가 선정되지 못했다”고 짚었다.
SK텔레콤의 시장지배적 사업자 지위가 유지됨에 따라, 현행 비대칭 규제 체계도 이어진다.
SK텔레콤은 이통 3사 중 유일하게 새로운 요금제나 약관을 출시할 때 정부의 사전 검토를 거쳐야 하는 '유보신고제' 대상이다. 이에 따라 통신사들이 준비 중인 5G·LTE 통합요금제 출시 등 주요 사업에서 공정경쟁과 이용자 후생에 미치는 영향 등 규제 당국의 심사 문턱을 넘어야 한다. 상호접속 의무에 따라 알뜰폰 사업자와 망도매제공 협상도 우선적으로 임해야한다.
한편, 이동통신 시장과 달리 유선 인터넷 시장은 선두 사업자인 KT의 매출액 점유율 47%에 달했지만 '경쟁이 대체로 활성화된 시장'으로 평가됐다. 1위 사업자 점유율이 하락하고, 경쟁사 점유율이 높아지고 진입장벽이 낮다는 점을 고려했다. 그동안은 '경쟁이 활성화된 시장과 비활성화된 시장의 경계'를 유지해왔다.
박준호 기자 junh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