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 배터리 구독 첫 허용…모빌리티 특례 16건 의결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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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차 구매 부담을 낮추기 위한 '배터리 구독' 실증이 국내에서 처음 추진된다. 정부는 차체와 배터리 소유권을 분리하는 규제특례를 허용하고 광주 도심 자율주행차 실증 등 모빌리티 분야 규제특례 16건도 함께 의결했다.

국토교통부는 11일 제8차 모빌리티 혁신위원회를 열고 전기차 배터리 구독 서비스와 광주 자율주행 실증도시 차량 운영 등 실증특례 안건을 승인했다고 밝혔다. 규제 샌드박스를 통해 새로운 기술과 서비스를 최장 4년간 시험하고 이후 법·제도 정비 여부를 검토한다.

가장 관심을 모은 안건은 현대자동차가 추진하는 '배터리 소유권 분리 기반 B2C 배터리 구독 서비스'다. 지금까지는 자동차관리법상 차체와 배터리 소유자를 분리하기 어려웠다. 이번 특례로 소비자는 전기차를 구매할 때 차체만 직접 소유하고 배터리는 리스사로부터 빌려 쓰는 방식이 가능해졌다.

전기차 가격의 약 40%를 차지하는 배터리 비용 부담을 낮춰 초기 구매 문턱을 내리겠다는 구상이다. 국토부는 준비기간을 거쳐 오는 10월부터 현대차 전기차 2000대를 대상으로 실증사업을 추진할 계획이다. 배터리 리스료는 실증 과정에서 사업자가 결정한다.

배터리 순환 체계 구축도 함께 추진한다. 리스사가 사용 종료 배터리를 회수해 재사용·재활용하는 구조다. 국토부는 배터리 잔존가치를 반영하면 소비자 구독료 부담을 일정 부분 줄일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리스사 중심 관리 체계가 자리 잡으면 배터리 상태 진단과 유지관리 서비스도 고도화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차체와 배터리 소유권이 분리되더라도 리콜·무상수리·교환·환불 등 제작사 책임 체계는 기존처럼 유지한다.

배터리 구독서비스. (자료=국토교통부)
배터리 구독서비스. (자료=국토교통부)

자율주행 규제 완화도 동시에 추진된다. 국토부는 광주 자율주행 실증도시에 투입되는 자율주행 전용차량 200대에 대해 자기인증 없이 임시운행허가를 신청할 수 있도록 했다.

현재 일반 도로를 달리기 위해서는 제조사가 안전기준 적합 여부를 입증하는 자기인증 절차를 거쳐야 한다. 그러나 소프트웨어 중심 차량(SDV)은 개발 과정에서 차량 구조와 시스템이 수시로 바뀌는 만큼 기존 인증 체계로 실증이 쉽지 않았다는 지적이 이어져 왔다. 이번 특례는 유토브, 에이투지, 라이드플럭스 등이 참여하는 광주 자율주행 실증도시 사업에 적용된다.

ITS코리아가 추진하는 자율주행 현장대응 차량 실증도 포함됐다. 사고·장애 발생 시 도로 통제와 현장 대응에 투입되는 자율주행 차량을 긴급자동차로 지정할 수 있도록 한 것이 골자다. 현재는 일반 차량과 동일하게 분류돼 긴급 대응에 한계가 있었다.

교통안전 분야 특례도 확대된다. 아인티네셔널은 가속페달 출력신호를 분석해 급가속 가능성을 판단하고 자동으로 출력을 제한하는 '페달 오조작 방지장치' 실증에 들어간다. 플랫폼와이티는 차량 카메라로 포트홀이나 낙하물을 탐지해 AI가 위험요소를 분석하고 버스 승강장 안내기 등에 정보를 제공하는 서비스를 실증한다. 앳투닉컨소시엄은 도로변 노변기지국(RSU)과 차량 센서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수집해 AI 학습용 데이터로 활용하는 기술 실증을 추진한다.

교통약자 이동지원 서비스도 확대된다. 프라임주간보호와 서구행복동행은 특수개조 차량을 활용한 교통약자 맞춤 동행 서비스를 실증한다. 현행법상 자가용 유상운송 제한으로 어려웠던 서비스를 규제특례로 허용한 사례다.

이 밖에도 금호익스프레스는 프리미엄·우등·일반 좌석을 혼합 배치한 새로운 형태의 고속버스 좌석 서비스를 추진한며 캠프MK는 개인 소유 캠핑카·차박용 차량 공유 플랫폼 실증에 나선다. 택배클럽과 유나이트, 지엔카 등은 사고·고장 차량 대체 화물차 대여 서비스 실증을 진행한다.

김윤덕 국토부 장관은 “소비자 반응과 쟁점을 면밀히 검증할 예정”이라며 “관계부처와 협력해 국민이 체감할 수 있는 안전하고 편리한 미래 모빌리티 환경을 구현하겠다”고 말했다.

박효주 기자 phj20@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