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플러스] 반도체 골든타임에 총파업…삼성전자, '리더십·실적' 이중고 직면](https://img.etnews.com/news/article/2026/05/20/article_20171418210786.jpg)

삼성전자 노조가 성과급 교섭 결렬에 따라 21일 총파업 돌입을 선언하면서 반도체 생산 라인 가동 중단 우려가 현실화됐다.
반도체 업황은 인공지능(AI) 인프라 투자 확대로 수요가 공급을 초과하는 '슈퍼사이클'에 진입했지만, 삼성전자는 생산 차질에 따른 시장 리더십 약화가 예상된다. 삼성전자 영업이익 90% 이상을 책임지고 있는 반도체 수익성에도 악영향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총파업으로 인한 삼성전자 손실 규모는 최대 100조원에 달할 것으로 관측된다. 천문학적인 피해가 예상되는 건 반도체 산업 특성 때문이다. 반도체는 24시간 연속 가동이 필수적인 초정밀 장치 산업이다. 티끌만한 먼지 하나만 발생해도 생산 중인 제품은 상품성을 잃는다. 가동 일시 중단으로 생산에 문제가 발생하면 라인에 투입된 웨이퍼를 모두 폐기해야 한다.
실제로 삼성전자 평택 반도체 공장은 2018년 3월 정전 발생으로 라인 가동이 28분간 중단됐을 당시 약 500억원의 피해를 입은 것으로 알려졌다. 손실액은 1분당 10억원을 웃도는 수준으로, 1시간에 약 1071억원·하루에는 2조6000억원의 손실이 발생하는 셈이다.
노조가 예고한 18일의 총파업으로 반도체 생산 라인이 멈춘다면 40조원 이상의 손실이 예상되는 배경이다. 최대 100조원은 삼성전자가 총파업에 대응하기 위해 현재 진행 중인 반도체 생산량 축소와 파업 이후 설비 정상화·수율 복구에 소요되는 비용까지 합산한 피해 규모다.
총파업 장기화시 신뢰도 하락에 따른 고객사 이탈도 불가피하다는 지적이다. 반도체는 철저한 계약과 적기 공급을 기반으로 움직이는 산업이다. 이 때문에 엔비디아와 AMD 등 글로벌 빅테크는 공급망 회복 탄력성을 핵심 평가 항목으로 삼고 있다. 반도체 생산 불확실성이 지속될 경우 삼성전자 공급 안정성에 대한 고객사와 투자자 신뢰에 균열이 생길 수 있다.
고객사가 위험 분산을 이유로 미국 마이크론이나 대만 TSMC로 향하는 메모리·시스템 반도체 주문량이 많아진다면 시장 경쟁력 상실로 이어질 위험성이 제기된다. 반도체는 고객사 검증에 막대한 시간과 자본이 투입된다는 점에서 한번 이탈한 거래선을 확보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
삼성전자 실기가 중국 반도체에 날개를 달아줄 것이란 우려도 나온다. 중국 D램·낸드플래시 제조사인 창신메모리테크놀로지(CXMT)와 양쯔메모리테크놀로지(YMTC)는 글로벌 반도체 시장에서 존재감을 키우고 있다.
CMXT와 YMTC가 공급망 불안을 틈타 공세 수위를 높일 경우 삼성전자 시장 점유율을 잠식할 수 있다. AI 반도체 시장 쟁탈전이 격화되는 가운데 선점 기회를 놓쳐 산업 주도권을 놓치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쏟아지는 이유다.
거시경제에 미치는 파급력도 막대할 전망이다. 반도체가 국가 전체 수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35% 이상으로, 삼성전자의 생산 차질은 단일 기업 손실을 넘어 국가 경제에 악영향을 미친다. 한국은행은 삼성전자 노조가 18일 동안 총파업을 하면 우리나라 경제성장률이 최대 0.5%포인트(p) 하락할 수 있다고 분석한 바 있다.
증권 시장에도 부정적인 여파를 미칠 것으로 분석된다. 통상적으로 대규모 파업은 외국인과 기관 투자자 매수세 위축을 촉발하는 대형 리스크다. 유가증권시장(코스피) 시가총액 25%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삼성전자 주가 변동성 확대가 시장 전체 불안정성을 키울 수 있다.
자본 시장에 중장기적인 '디스카운트'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란 가능성도 거론된다. 삼성전자 주가 불안은 코스피 하방 압력으로 직결된다. 투자 안정성을 중시하는 글로벌 펀드 자금이 리스크 관리 차원에서 한국 반도체 섹터 비중을 낮추고, 대체 시장으로 이탈하는 시나리오도 배제할 수 없다.
이호길 기자 eagles@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