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약 허가 세계에서 가장 빨라진다…식약처, 의료제품 허가·심사 혁신

다음 달부터 국내 신약 허가 기간이 세계에서 가장 빠른 240일 수준으로 단축된다. 이를 위해 정부는 심사 인력 200여명을 확충하고, 사전 자가 점검과 수시 검토 등을 지원해 신약 허가·심사 체계를 대대적으로 개편한다.

식품의약품안전처 '의료제품 허가·심사 혁신 방안' 개요(자료=식품의약품안전처)
식품의약품안전처 '의료제품 허가·심사 혁신 방안' 개요(자료=식품의약품안전처)

식품의약품안전처는 국민 치료 기회 확대를 위한 '의료제품 허가·심사 혁신 방안'을 마련하고, 내달 1일부터 시행한다고 26일 밝혔다.

식약처는 앞서 지난해 10월 대통령 주재 제2차 핵심규제 합리화 전략회의에서 허가·심사 체계 혁신과 전 주기 규제 지원방안을 발표했다. 이어 지난달 허가·심사 인력 195명을 임용했다.

이번 혁신 방안은 허가 자료 준비 단계의 '체크리스트' 개발, 허가 신청 전 대면 회의 시행, 동시·병렬 심사를 통한 '수시 검토·보완체계' 도입 등이 골자다.

식품의약품안전처 '의료제품 허가·심사 혁신 방안' 개요(자료=식품의약품안전처)
식품의약품안전처 '의료제품 허가·심사 혁신 방안' 개요(자료=식품의약품안전처)

가장 큰 변화는 수시 검토, 보완 요청, 접수로 이어지는 심사 체계 개선이다. 기존에는 품질과 안전성·유효성 심사 결과를 취합해 접수 87일 시점에 1차로 보완을 요청하고, 업체는 모든 보완 사항에 대한 자료를 한 번에 제출해야 했다. 일괄적으로 심사 결과를 공지하고, 이를 보완하는 과정이 일종의 '병목'으로 작용했다.

새로운 체계에서 식약처는 신약 허가 접수 25일 시점에 품질과 안전성·유효성 심사에 대한 1차 검토 의견을 각각 송부한다. 업체는 부족한 자료를 보완하는 대로 이를 제출해 검토 의견을 들을 수 있다. 식약처는 충원 인력을 바탕으로 각 심사 분야를 동시 검토하는 체계를 구축했다.

허가·심사 체크리스트와 사전 대면 회의는 기업의 예측 가능성과 준비 완성도를 높인다. 체크리스트에는 안전성·유효성, 품질, 제조·품질관리(GMP), 임상시험, 위해성 관리계획(RMP) 등 분야별로 확인이 필요한 사항을 담았다. 허가자료 미비로 인한 지연 문제를 해소할 수 있다. 허가 신청 전 대면 회의도 2차례 이상 실시한다.

식약처는 혁신 방안에 따라 신약 허가 신청부터 결과 통보까지 걸리는 기간이 240일로 단축될 것으로 기대했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신약 허가에 평균 420일 걸렸다. 해외 주요국 신약 허가 기간을 보면 미국 300일, 일본 280일, 유럽 400일 소요된다.

오유경 식약처장은 “1차로 확보된 195명이라는 신규 인력을 안전과 관련된 자료 검토 등에 증강 배치해 면밀하면서 신속한 허가·심사 체계를 구축했다”면서 “이번 혁신 방안으로 신약을 기다리는 많은 환자나 희귀질환자께 세계 어느 국가보다도 빠르게 치료 기회를 제공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안기종 한국환자단체연합회 대표는 “치료가 시급한 환자에게 허가까지 시간은 매우 중요하다”면서 “허가·심사 혁신으로 환자들이 필요한 치료를 빠르게 받는 환경이 마련되고, 하루라도 빨리 일상으로 돌아갈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노연홍 한국제약바이오협회장은 “이번 방안은 단순히 속도를 높이는 수준을 넘어 허가·심사 체계의 체질을 바꾼 혁신”이라면서 “업계에서도 신청자료 수준을 높이고 식약처와 유기적으로 소통해 허가·심사 혁신 방안이 현장에 안착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송윤섭 기자 sys@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