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철도공사(코레일)가 전동차 교체 사업 입찰 방식을 변경했지만, 대기업에 유리할 수 밖에 없다는 지적이 제기돼 논란이 예상된다.
코레일은 기존 2단계 기술가격 분리 동시입찰 방식을 협상에 의한 방식으로 변경하고, 27일 'ITX-마음(EMU-150, 146량) 새로운 보급사업 수행자 평가 기준' 설명회를 개최한다. 사업 규모는 총 4000억원으로, 사업은 다음달 시작될 예정이다.
새로운 기준은 △기술·지식능력(20점) △인력·조직·관리기술(20점) △사업수행능력(20점) △지원기술·사후관리(15점) △경영상태(10점) △수행실적(15점) 등 6개 항목이다.
코레일은 6개 항목을 평가, 가장 높은 점수를 기록한 기업을 ITX-마음 146량 교체 사업자로 선정한다.
하지만, 관련 업계는 코레일이 마련한 새로운 평가 기준이 대기업에 절대적으로 유리하다며 개선이 필요하다고 한 목소리다.
업계 관계자는 “'협상에 의한 계약'이라는 제도의 본래 취지는 우수한 기술력을 가진 다양한 업체의 유효 경쟁을 유도하는 것이지만, 코레일의 기준은 신규 업체 및 중견기업의 진입이 원천적으로 차단될 수 밖에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관련 업계에 따르면, 코레일의 평가 기준 중 정량평가의 구조적 격차로 인한 경쟁 차단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평가 기준에 따르면 납품실적 평가에서 '동등이상 실적'이 없는 '유사 실적보유' 업체는 동등이상 업체 대비 무려 3.6점의 격차가 발생한다는 지적이다. 또, 경영상태(신용평가등급) 산정 시 '자본시장법에 따른 신용평가등급'만을 인정해 대기업과 우량 중견기업간 약 1.5점 이상의 격차가 기계적으로 발생하도록 설계돼 있다는 설명이다.
관련 업계는 신규/중견업체가 대기업과 비교해, 극복 불가능한 감점을 감수하고 입찰에 참여해야 한다고 볼멘소리다.
코레일은 또 최고속도 150㎞/h 이상, 고속철도의 경우 200㎞/h 이상 철도 차량 납품 실적을 확보한 업체가 유리하도록 했다. 관련 업계는 이같은 실적을 보유한 곳은 국내 대기업 한 곳 뿐이라고 주장했다.
이와 함께 146량 제작에 총 1만명 인력을 요구하는 항목과 기술자격 보유수 1000개 이상 및 전문 기술 자격(기술사/기능장) 30명 이상 기준도 대기업만 충족할 수 있다고 비판하고 있다.
관련 업계는 코레일의 이같은 입찰 방식 변경이 향후에도 지속 적용될 것인지에 대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일정기술 점수만 통과하면 가격으로 평가하는 최저가 입찰의 문제가 없는 건 아니지만, 신생 업체와 중견 업체의 수주 가능성이 있었다”며 “코레일의 협상에 의한 입찰을 위한 평가 기준은 신생·중견업체의 진입을 차단하고 독점을 초래할 가능성이 농후하다”고 말했다.
코레일은 “관련 업계 입장을 충분히 수렴해 반영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김지웅 기자 jw0316@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