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말리아 최초의 월드컵 심판, 미국 입국 거부로 본선 무대 무산

소말리아 출신 오마르 압둘카디르 아르탄(오른쪽) 심판. 사진=AFP 연합뉴스
소말리아 출신 오마르 압둘카디르 아르탄(오른쪽) 심판. 사진=AFP 연합뉴스

소말리아 역사상 최초로 월드컵 본선 무대 주심으로 나설 예정이었던 오마르 압둘카디르 아르탄 심판이 미국 입국을 거부당해 결국 심판 명단에서 제외됐다.

8일(현지시간) 미국 CNN · 영국 BBC 등에 따르면 국제축구연맹(FIFA)은 이날 소말리아 출신인 아르탄 심판이 미국 입국을 거부당해 월드컵 심판진 명단에서 제외됐다고 밝혔다.

FIFA는 성명을 통해 “아르탄 심판이 미국 입국을 거부당함에 따라, 2026 FIFA 월드컵에서 훈련 및 판정을 진행할 수 없게 되었음을 확인한다”고 밝혔다.

이어 “FIFA는 비자 심사를 포함한 개최국의 이민 행정 절차에 관여하지 않으며, 현재로서는 아르탄 심판의 입국 거부 상태가 변경되지 않을 것이라는 통보를 받았다”며 “기존 FIFA 대회와 마찬가지로 비자 발급 및 입국 허가 여부는 최종적으로 개최국 정부의 소관”이라고 선을 그었다.

미 관세국경보호청(CBP) 대변인은 “입국 심사 과정에서 그는 추가 검사를 받아야했다. 이는 세관 직원이 정보를 확인하거나 입국 적격 여부를 판단할 때 시행하는 일상적인 검사 절차”라며 “검사 결과, 신원 조사 관련 우려 사항이 있어 입국 부적격자로 판정돼 입국이 거부됐다”고 밝혔다.

당국은 아르탄의 입국이 거부된 구체적인 이유에 대해서는 밝히지 않았다. 다만 소말리아는 트럼프 행정부가 여행 금지 조치 대상으로 지정한 39개국 중 하나이기 때문에, 해당 국가 국민으로서 추가 검사를 받은 것으로 보인다.

소말리아 출신 오마르 압둘카디르 아르탄(가운데) 심판. 사진=AP 연합뉴스
소말리아 출신 오마르 압둘카디르 아르탄(가운데) 심판. 사진=AP 연합뉴스

아르탄은 2025년 아프리카축구연맹(CAF) '올해의 남자 심판' 수상자로, 소말리아인 최초로 월드컵 심판을 맡게 돼 주목을 받았다. 그러나 미국 입국이 거절되면서 출전이 무산됐다.

현재 아르탄 심판은 튀르키예(터키)에 머물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소말리아 청소년스포츠부 고위 관계자는 BBC와의 인터뷰에서 아르탄 심판의 입국 거부 사실을 인정하며, 당시 그는 유효한 서류를 소지한 채 이동 중이었다고 강조했다.

나이로비 주재 소말리아 대사관 관계자는 아르탄 심판이 이전에도 비자 문제로 어려움을 겪은 바 있어, 원활한 이동을 위해 외교관 여권까지 발급받은 상태였다고 전했다. 현재 소말리아축구협회(SFF)는 FIFA 측에 긴급 해명을 요구한 상태다.

아르탄 심판은 당초 오는 6월 11일부터 7월 19일까지 미국·캐나다·멕시코 3개국에서 공동 개최되는 2026 월드컵 본선 무대를 관장할 52명의 주심 명단에 이름을 올렸었다.

소말리아 국내 축구 리그에서 활동 중인 아르탄 심판은 지난 2018년 FIFA 국제 심판 자격을 취득했으며, 아프리카 네이션스컵(AFCON) 등 굵직한 국제 대회에서 활약해 온 베테랑이다.

서희원 기자 shw@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