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26 FIFA 북중미 월드컵 개막을 단 이틀 앞두고 이란 축구협회(FFIRI)의 경기 티켓 배정이 전격 취소되는 사태가 발생해 파장이 일고 있다. 이미 본선 경기 관람을 위해 여행 및 숙박 예약을 마친 이란 축구 팬들의 대규모 차질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9일(현지시간) 가디언 등 외신에 따르면 이란 이슬람 공화국 축구연맹(FFIRI)은 이날 공식 성명을 통해 “기존에 공지된 공식 절차에 따라 티켓 판매를 진행 중이었으나, 개막을 며칠 앞두고 돌연 티켓 배정이 취소되어 팬들에게 표를 공급할 수 없게 됐다”고 밝혔다.
이번 월드컵에서 G조에 속한 이란은 오는 15일 뉴질랜드, 21일 벨기에와 미국 로스앤젤레스(LA)에서 차례로 맞붙은 뒤, 26일 시애틀로 이동해 이집트와 조별리그 최종전을 치를 예정이었다.
협회 측은 “많은 이란 축구 팬들이 공식 발표를 신뢰하고 경기 관람을 위한 만반의 준비를 마친 상태였다”며, “참가국 팬들에게 주어지는 정당하고 합법적인 티켓 배정권을 박탈한 것은 국제 대회의 기본 정신과 참가국 간 평등 원칙에 정면으로 위배되는 행위”라고 이번 조치에 반발했다.
이어 “이번 사태는 세계 최대의 축구 축제 조직 과정에 스포츠 외적인 요소와 정치적 고려가 개입했음을 보여주는 심각한 사례”라며 강하게 비판했다.

국제축구연맹(FIFA) 규정에 따르면, 월드컵 본선에 진출한 각국 축구협회는 해당국 경기의 전체 좌석 중 8%를 자체 기준에 따라 자국 팬들에게 배정할 수 있는 권리를 갖는다.
이란 축구협회는 이번 배정 취소 결정을 내린 주체가 누구인지는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으나, FIFA를 향해 “중립성과 공정성, 기정 규정을 준수하라”고 촉구하며 경기 외적인 이슈가 대회에 영향을 끼치는 일을 막아달라고 요구했다. 현재 FIFA는 이에 대한 즉각적인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다.
이란 대표팀은 이번 대회 참가부터 순탄치 않았다. 지난 2월 미국과 이스라엘의 이란 공습으로 중동 지역 내 군사적 긴장이 최고조에 달하면서, 미국 정부는 지난 5개월간 이란인에 대한 입국 금지 조치를 유지해 왔다.
이 때문에 이란 대표팀은 미국 내 비자 발급 여부가 불투명해지자 당초 미국 애리조나로 계획한 베이스캠프를 멕시코로 급히 변경해야 했다. 우여곡절 끝에 선수단 전원은 첫 경기 개막을 열흘 앞둔 지난주에야 겨우 미국 비자를 발급받았으나, 스태프 중 일부는 여전히 비자를 받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FIFA는 이날 오전 마티아스 그라프스트룀 사무총장과 메흐디 타지 이란 축구협회장이 대표팀의 멕시코 베이스캠프 도착 후 '긍정적인 논의'를 가졌다고 발표했다. FIFA 측은 “이란 대표팀이 현재 멕시코에 머물고 있는 만큼, 대표팀과 선수단 전체가 긍정적인 경험을 할 수 있도록 이란 축구협회와 지속해서 소통하고 협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서희원 기자 shw@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