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부가 인공지능(AI)으로 응급환자 중증도를 자동 분류하고 최적 병원으로 잇는 'AI 기반 응급의료 체계' 실증에 돌입한다. 광주·전남 등에서 진행한 '이송체계 혁신 시범사업'을 기반으로 대구에서 실증을 시작해 경북으로 확대한다.
보건복지부는 지난 12일 대구 경북대병원에서 정은경 장관 주재로 간담회를 열고 이 같은 내용의 응급의료 AI 전환(AX) 기술을 시연했다.
현장 시연 핵심 기술은 병원 전 단계 플랫폼 '세이버'와 병원 도착 후 진료를 돕는 '이지스'다.
세이버는 구급대원의 음성인식으로 환자 증상과 활력징후를 자동 입력한다. 이후 심전도를 AI가 실시간 판독해 급성심근경색 위험도를 제시하고, 증상·활력징후와 종합해 병원 전 중증도 분류 등급을 산출한다.
이를 토대로 환자 상태·이송 거리·응급실 혼잡도·시술 가능 여부 등을 종합해 최적 이송 병원 순위를 제시하고, 환자 정보를 구급대원·응급실·최종치료 의료진에게 실시간 공유한다. 현장 시연에서 흉통 환자 의뢰·이송 완료까지 약 4분이 소요됐다. 이송 중 상태가 급락한 '문제환자'에 대해서는 상급병원 재추천·긴급 알림이 자동 수행됐다.
삼성서울병원이 총괄 개발 중인 이지스는 구급일지와 마이데이터를 통합해 주증상 관련 정보만 선별 제시한다. 의사·환자 대화 기반 초진 기록 자동 작성·검색증강생성(RAG) 기술을 활용한 감별진단·검사 제안 기능을 갖췄다.

실증은 하반기 대구 지역 구급차 30~60대를 대상으로 시작한다. 별도 기기 보급 없이 구급대가 현재 사용하는 공용 태블릿에 시스템을 적용한다. 권역·지역응급의료센터급 연동은 마무리 단계로, 향후 대구 13개 응급의료기관으로 확대 적용한다. 경북 지역 시스템 확산은 2029년이 목표다. 다만 대구 지역 실증 완료 상황에 따라 세부 일정을 확정한다. 음성인식 자동 입력의 내부 평가 정확도는 80~90% 이상으로, 입력 내용의 의학적 타당성을 검증하는 엔진이 별도로 작동해 신뢰성을 보완한다.
간담회에서는 AI 추천 핵심 기준이 되는 대구·경북 이송지침 개정안도 논의됐다. 대구는 중증응급환자 발생 시 권역·지역센터 6개소에 동시 의뢰하는 다중이송전원협진망을 가동할 예정이다. 지역내 수용 곤란 시 우선수용병원을 지정한다. 경북은 험준한 산악지형과 울릉도 등을 고려해 헬기 이송 등 계획을 세웠다. 두 지역 모두 광역상황실이 이송병원 선정을 지원한다. 이 지침은 이달 내 시행한다.
다만 AI 이송 병원 추천이 법적 강제력을 갖지 않아 의료 현장 중증 환자 기피 현상을 원천 차단하기 어렵다는 점은 보완 요소로 꼽힌다. 복지부 관계자는 “AI 시스템은 지역 내 합의된 이송지침 실효성을 높이는 보조 도구”라며 “제도적 보완·인센티브 설계로 시스템 안착을 지원하겠다”고 전했다.
정은경 장관은 “응급실 미수용 문제를 최소화하도록 대구·경북을 포함한 시범사업 확대 상황을 면밀하게 챙기겠다”고 말했다.

임중권 기자 lim9181@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