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 캘리포니아주에서 농구팀의 우승을 축하하던 농구팬의 반려견이 출동한 경찰의 총격에 맞아 숨지는 사건이 발생해 현지 사회에 큰 파장이 일고 있다.
16일(현지시간) 가디언 등 외신에 따르면, 지난 13일 캘리포니아 로스앤젤레스 카노가 파크의 한 아파트에서 “여성의 비명 소리가 들린다”는 신고가 접수돼 로스앤젤레스 경찰국(LAPD)이 출동했다.
조사 결과 해당 비명은 강력 범죄가 아닌, 당시 미국 프로농구(NBA) 챔피언십 5차전에서 뉴욕 닉스가 우승을 차지하자 주민이 기쁨에 겨워 지른 환호성이었던 것으로 밝혀졌다. 그러나 문이 열린 사이 집 안에서 반려견이 뛰쳐나오자 경찰이 총격을 가해 숨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숨진 반려견은 두 살배기 푸들 '제임슨'으로, 총에 맞은 뒤 현장에서 즉사했다. 제임슨은 숨질 당시에도 뉴욕 닉스의 상징색인 파란색과 주황색이 섞인 유니폼을 입고 있었던 것으로 알려져 안타까움을 더하고 있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공개된 사건 직후 영상에는 숨진 반려견의 사체를 끌어안고 오열하는 여성과 이를 둘러싼 10여명의 경찰관 모습이 담겼다. 영상 속 현장에 있던 한 주민은 경찰들을 향해 “마약상들이 판치고 칼부림하는 사람들이 널렸는데 이게 무슨 짓이냐, 얘는 그냥 개일 뿐”이라며 거세게 항의했다.
LAPD 측은 성명을 통해 “신고를 받고 출동했을 당시 문이 열리며 짖어대는 큰 개와 마주쳤다”며 “주민에게 개를 격리할 것을 요청했고 주민이 잠시 문을 닫았다”고 해명했다. 이어 “이후 문이 다시 열리면서 아파트 밖으로 뛰쳐나온 개가 경찰관 한 명에게 달려들었고, 이에 대응하는 과정에서 불가피하게 총격 사건(OIS)이 발생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유족과 지역 사회는 경찰의 과잉 대응을 강력히 비판하고 있다. 유족 측은 “제임슨은 세상에서 가장 착하고 사랑스러운 아이였다”며 억울함을 호소했다. 해당 영상은 틱톡 등에서 수백만회의 조회수를 기록하며 현지 누리꾼들의 공분을 샀다.
사건이 확산하자 로스앤젤레스 전국행동네트워크(LANAN) 등 시민단체들은 기자회견을 열고 현장에 있던 경찰관들의 신원 공개와 바디캠 영상의 즉각적인 투명한 공개를 요구하고 나섰다. 나지 알리 수석 조직자는 “제임슨의 비극적인 죽음은 불필요하고 부당한 과잉 진압이었다”며 “유족은 진실을 알 권리가 있다”고 강조했다.
한편, 숨진 반려견의 화장 및 장례 비용을 마련하기 위해 개설된 크라우드 펀딩 사이트 '고펀드미'의 모금액은 당초 목표액의 10배를 뛰어넘는 12만5000달러(약 1억 8900만 원)를 빠르게 돌파하며 추모 행렬이 이어지고 있다.
서희원 기자 shw@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