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남권, 의료수요-공급 불균형지수 가장 심각…영광·목포권도 공급부족형
“정원 확대가 아니라 지역 정착 설계가 핵심”…日 지역의사제 한국형 적용 논의

국립목포대학교(총장 송하철) 의과대학추진단은 지난 22일 부산항국제전시컨벤션센터(BPEX)에서 열린 한국행정학회 하계학술대회 특별세션 '지역완결형 의료체계 구축과 공공의료 행정의 과제'에서 전남 국립의과대학 신설의 정책 근거와 방안을 발표했다.
전남도는 고령화, 도서·농어촌, 응급·중증질환, 산업재해 등 복합적 의료수요가 나타나는 지역임에도 전국 광역도 중 유일하게 의과대학이 없다. 이로 인해 의사 양성부터 전문의 공급으로 이어지는 지역 기반 의료인력 재생산 구조 자체가 취약한 상황이다.
발표자들은 전남의 의료문제를 광주권 자원까지 포함해 광역적으로 해석해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신안·진도·해남 등 도서·농어촌 주민의 관점에서 보면 응급·중증의료 접근성은 여전히 심각하며, 지역 내 최종치료 역량 부재로 환자가 광주·서울 등 외부에 의존할 수밖에 없는 구조가 지속되고 있다.
국립목포대 의과대학추진단 연구팀은 전남 6개 중진료권역을 대상으로 의료수요-공급 불균형지수(DSGI)를 산출해 구조적 취약성을 정량적으로 진단했다. 해남권은 평균 DSGI +2.578로 불일치가 가장 심각했고, 영광권(+0.502)·목포권(+0.239)도 공급부족형으로 분류됐다.
반면 순천·여수권은 DSGI가 음(-)의 값으로 공급 수준은 상대적으로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서남권은 상급의료·응급의료·도서지역 이송체계를 보강하고, 동부권은 기존 의료공급 기반을 활용해 외상·산업의료 기능을 고도화하는 차별화된 정책 설계가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권역별 의료이용과 건강결과 지표도 함께 발표됐는데, 서부권의 구조적 취약성이 두드러졌다. 해남권은 인구 1000명당 관외입원일수 5610일, 치료가능사망률 57.8 (명/10만명)으로 전남 6개 권역 중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이는 해당 권역 주민이 지역 내에서 치료를 완결하지 못하고 외부 의료기관에 의존하는 구조가 고착화되어 있음을 보여준다.
목포권은 상급종합병원 자체충족률(RI)이 0으로, 서남권 상급의료 기능이 사실상 전무한 상태다. 영광권은 인구 1000명당 관외입원환자수가 187.53명으로 6개 권역 중 최고를 기록해, 고령화와 재정자립도 저하 속에서 노인·재활·만성질환에 대응할 기능적 공급기반이 극히 부족한 것으로 확인됐다.

의료인력 양성과 관련해서는 의대 정원 확대만으로 지역 필수의료 위기를 해소할 수 없다는 데 의견이 모아졌다. 일본 지역의사제를 바탕으로 한국형 지역책임 의사양성정책을 설계할 필요성이 강조됐으며, 핵심은 선발 인력이 어떻게 지역에서 전문의로 성장하고 장기 정착할 수 있도록 제도를 설계하느냐에 있다.
국립목포대학교 의과대학추진단은 이번 연구결과와 학술토론에서 전남 의과대학 신설은 지역 숙원사업을 넘어 국가균형발전, 필수의료 회복, 지방소멸 대응, 국민 건강권 보장을 위한 국가 정책과제임을 강조했다.
이번 연구는 2026년도 교육부 및 전남도 재원으로 전남도 지역혁신중심 대학지원체계(RISE)센터의 지원을 받아 수행한 RISE 사업의 결과물이다.
무안=김한식 기자 hskim@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