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주대학교가 여러 센서 신호를 하나의 아날로그 코드로 압축해 처리하는 차세대 지능형 센싱 기술을 개발했다.
대량의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분석해야 하는 인공지능(AI) 기반 자율주행, 보안, 로봇 분야의 데이터 병목 문제를 줄이는 데 활용될 수 있는 기술이다.
아주대는 서형탁 첨단신소재공학과·대학원 에너지시스템학과 교수와 모히트 쿠마르(Mohit Kumar) 교수 연구팀이 멤리스터 소자를 활용한 '전기적 프리즘(E-PRISM)' 기술을 개발했다고 25일 밝혔다.
연구팀은 산화아연(ZnO) 기반 멤리스터 소자 10개를 일렬로 배열한 단일 칩 구조를 구현했다. 이를 통해 0과 1로 구성된 10개 이진 입력값을 1024개(2¹˚)의 고유 아날로그 신호로 압축해 읽어냈다.
멤리스터는 전원이 끊겨도 직전에 흐른 전류의 양을 기억해 저항값을 유지하는 차세대 메모리 소자다. 인간 뇌의 시냅스와 비슷한 방식으로 작동해 뉴로모픽 컴퓨팅과 초저전력 AI 반도체 분야에서 연구되고 있다.
E-PRISM은 여러 빛을 하나로 합치는 광학 프리즘 원리를 전기적으로 구현한 구조다. 센서 데이터를 디지털 신호로 바꿔 처리 장치로 일일이 보내는 방식과 달리, 소자 자체의 물리적 특성을 이용해 현장에서 데이터를 요약·판별한다.
성능 검증 결과, 이 소자는 기존 다층 퍼셉트론(MLP) 기반 처리 방식보다 데이터 전송 대역폭을 약 10분의 1로 낮췄다. 에너지 소모는 약 20분의 1 수준으로 줄었고, 처리 속도는 100배 이상 빨라졌다.
지능형 센싱 작업에서도 노이즈가 포함된 패턴 인식 약 95%, 2차원 도형 분류 88%, 이동 궤적 추적 99% 수준의 정확도를 보였다. 3차원(3D) 객체 인식과 다중 파장 감지 등 고차원 데이터 처리에서도 95% 이상의 정확도를 유지했다.
서형택 교수는 “센서에서 발생하는 방대한 원데이터를 현장에서 직접 압축하고 처리하는 근접 센서 컴퓨팅의 가능성을 제시한 연구”라며 “기존 반도체 공정에 적용할 수 있는 범용 설계인 만큼 초저전력·초고속 AI 엣지 디바이스 기술로 확장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재료 분야 국제 학술지 어드밴스드 펑셔널 머티리얼즈(Advanced Functional Materials) 5월호에 게재됐다.
수원=김동성 기자 estar@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