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5G 이동통신 서비스의 속도보다는 지연·끊김 여부가 이용자 만족도를 좌우한다는 실증 분석 결과가 처음으로 나왔다. 기존 속도 중심 품질평가를 탈피해, 이용자 체감품질(QoE)에 영향을 미치는 불편 요인 중심으로 평가 패러다임을 전환할 필요성이 제기됐다.
28일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이 5G 이용자 2245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통신서비스 품질평가 개선방안 연구를 통해 이같이 드러났다.
중복 응답을 허용해 이용자가 가장 중요하게 꼽는 품질 항목을 선택하게 한 결과 △연속성(64.6%) △연결 안전성(60.0%) △다운로드 속도(48.1%) 순을 기록했다.
통신 만족도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으로 △서비스 이용 중 끊김·지연 △네트워크 연결 끊김 △서비스 품질 저하 세 가지를 꼽았다. 이용자가 이를 불편 요인으로 인식할 경우 5G 만족도가 감소할 확률은 각각 36.9%, 31.7%, 31.2% 높아졌다. 반면 현행 품질평가 핵심 지표인 다운로드·업로드 속도는 만족도에 유의미한 영향을 미치지 못했다.
이용자의 5G 선택 기준에 대한 실증 조사는 이례적이다. 정부가 진행하는 통신품질평가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는 분석이다. 5G 품질평가는 2020년 도입 이후 속도를 위주로한 네트워크 품질(QoS)에 초점을 맞춘 기술 지표 중심으로 운영돼 왔다. 지난해 체감품질 반영을 위해 서비스 품질지표를 도입했지만, 이마저도 '서비스 요구속도 충족률'을 측정하는 방식으로 실제 체감과는 괴리가 여전하다는 진단이다.
이용자 인식도 이를 뒷받침했다. 통신서비스 품질평가 결과가 통신사 선택에 유용한 정보를 준다는 응답은 37.1%에 그친 반면, 이용자가 느끼는 만족·불편 같은 체감품질 평가가 필요하다는 응답은 67.8%에 달했다. 평가의 유용성을 높이려면 실생활 환경에서의 품질 측정 강화(39.3%)나 체감품질 지표 강화(23.6%)가 필요하다는 응답이 63%에 육박했다.
품질 체감의 괴리는 이용자의 통신사 충성도 저하로도 이어지고 있다. ETRI의 별도 실증 연구에서는 5G 이용자의 36.2%가 통신사에 만족하지 않으면서도 결합상품·약정에 묶여 잔류하는 '거짓 충성' 집단으로 나타났다.
ETRI 연구진은 서비스·네트워크로 이원화된 현 지표를 일원화하고, 지터(jitter) 등 해외 평가기관도 활용하는 체감품질 요소 도입을 제시했다.
또 이용자 서비스 평가지표의 경우 동영상 스트리밍 외에도 웹 검색, 인공지능(AI) 서비스, 소셜미디어(SNS) 등 불편 경험이 잦은 서비스로 확대하고, 5G·LTE 망 품질과 마찬가지로 정성평가를 정량평가로 전환해 표본을 대폭 늘릴 것을 주문했다.
박준호 기자 junh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