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주민에 떠넘긴 인터넷설비 공용전기료, 반년만에 30억 돌려줬다

통신사 직원들이 공동주택 건물 내부 통신망 품질개선 작업을 하는 모습
통신사 직원들이 공동주택 건물 내부 통신망 품질개선 작업을 하는 모습

통신·방송사업자가 그동안 공동주택 입주민에 부당 전가해 온 인터넷 설비 공용전기료 중 약 30억원을 돌려준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가 잘못된 비용 부과 구조를 바로잡기 위해 전국 전수조사에 나선데 따른 효과다.

29일 통신 업계에 따르면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한국통신사업자연합회(KTOA)는 지난 1월 공동주택 인터넷설비 공용전기료 전수조사·보상에 착수했다.

조사 대상은 전국 공동주택에 설치된 인터넷 분배기 등 14만4000개 설비(건물 기준 11만개소)다. 이 가운데 현재까지 약 4만개 건물에 대한 조사를 마쳤고, 현재까지 입주민에게 약 30억원을 보상했다.

이번 전수조사는 사업자가 부담해야 할 전기료가 관리주체 불명확을 이유로 입주민에 전가돼 온 관행에 제동을 걸기 위한 조치다. 인터넷 분배기는 공용단자함·집중통신실 등에 설치돼 각 세대로 인터넷 신호를 보내는 장치로, 건물 공용전기를 사용한다. 관련 규정상 이들 설비의 공용전기료는 서비스를 제공하는 통신사업자가 부담해야 한다.

하지만, 일부 공동주택은 설비 설치 과정에서 공용전기 관리주체가 명확히 확인되지 않아 사업자와 관리주체 간 사용 계약·정산이 이뤄지지 못했다. 그 결과 관리비에 포함된 형태로 입주민이 전기료를 떠안는 사례가 발생했다. 국회에 따르면 2024년 기준 한국전력에 건물주 명의로 지급된 통신사의 공용전기 사용금액은 연간 1000억원에 이른다.

지난해 KTOA·한국케이블TV방송협회(KCTA)와 KT·SK브로드밴드·LG유플러스·LG헬로비전 등 통신 4사와 전담반(TF)을 구성했다. 이를 토대로 올 1월 전국 전수조사를 진행하고 보상 정책을 확정했다. 과기정통부는 지난 15일부터 KTOA가 운영하는 '보상신청관리시스템'을 본격 가동했다. 기존에는 관리주체가 사업자별 콜센터에 개별 신청해야 했지만 이제는 시스템 한 곳에서 신청·처리가 가능해지면서 보상 절차에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과기정통부는 “전국 단위 전수조사를 이어가는 한편, 신축 건물에 설치되는 설비까지 상시 모니터링하고, 조사·보상 진행 상황을 TF를 통해 매월 점검할 방침”이라며 “직접 신청이 가능한 원스톱 시스템을 구축하고 홍보도 병행하고 있어 보상액은 계속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공동주택 인터넷설비 공용전기 사용실태 전수조사 대상 사업자
공동주택 인터넷설비 공용전기 사용실태 전수조사 대상 사업자

박준호 기자 junh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