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공지능(AI)은 이제 특정 산업의 기술이 아니라 우리의 일상과 사회 전반을 변화시키는 새로운 사회기반이 되고 있다. 행정, 의료, 교육, 금융, 제조는 물론 개인의 삶까지 AI와 디지털 기술의 영향을 받고 있다. 그러나 기술의 발전 속도가 빨라질수록 우리가 함께 고민해야 할 과제도 더욱 분명해지고 있다. 바로 디지털 포용(Digital Inclusion)이다.
디지털 포용은 단순히 인터넷을 사용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을 의미하지 않는다. 누구나 디지털 기술을 이해하고 활용하며, AI가 만들어내는 새로운 기회에서 소외되지 않는 사회를 만드는 것이다. AI 시대의 경쟁력은 첨단기술을 얼마나 많이 개발하느냐보다 그 기술의 혜택을 얼마나 많은 국민이 함께 누릴 수 있느냐에 달려 있다.
우리 사회는 세계 최고 수준의 ICT 인프라를 갖추고 있지만, 여전히 고령층, 장애인, 저소득층, 농어촌 주민, 다문화가정, 정보취약계층은 디지털 환경에 적응하는 데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러한 디지털 디바이드(Digital Divide)는 단순한 기술 격차가 아니라 교육, 취업, 금융, 의료, 행정서비스 이용 등 삶의 기회 자체를 제한하는 사회적 문제로 이어질 수 있다.
한국정보과학진흥협회는 지난 20년 동안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디지털 포용을 핵심 가치로 삼아 다양한 사업을 추진해 왔다. 특히 정보취약계층을 대상으로 디지털 역량 교육을 지속적으로 실시하고, 디지털 기기 지원과 AI 활용 교육을 병행함으로써 누구나 디지털 사회의 구성원으로 참여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해 왔다.
대표적인 사례가 '디지털 디바이드 사업'이다. 협회는 경제적 여건으로 인해 디지털 기기를 접하기 어려운 청소년과 취약계층에게 노트북을 지원하고, 단순한 기기 전달에 그치지 않고 활용 교육과 AI 기초교육까지 연계하여 디지털 자립을 지원하고 있다. 지난 10여 년간 220여 대의 노트북을 지원하고, 1만 시간 이상의 디지털 교육을 제공한 것은 단순한 사회공헌 활동이 아니라 미래 인재를 위한 투자이자 사회적 기회 균등을 실현하기 위한 노력이다.
또한 금융산업공익재단과 함께 추진하고 있는 디지털 역량 강화 사업은 전국의 고령층과 정보취약계층을 대상으로 스마트폰 활용, 모바일 금융, 전자정부 서비스 이용, AI 활용 교육 등을 제공하며 디지털 사회 적응력을 높이고 있다. 최근에는 생성형 AI를 활용한 교육 프로그램까지 확대하여 단순한 디지털 활용을 넘어 AI 시대에 필요한 새로운 역량을 키우는 데 집중하고 있다.
이러한 활동의 가장 큰 성과는 교육 인원의 증가가 아니다. 디지털 기술을 두려워하던 어르신이 비대면 진료와 모바일 금융을 이용하고, 취약계층 청소년이 노트북을 활용해 학습과 진로를 설계하며, 정보 접근의 한계로 어려움을 겪던 국민들이 디지털 사회의 구성원으로 다시 연결되고 있다는 점이다. 디지털 포용은 결국 사람의 삶을 변화시키고 사회 참여의 기회를 확대하는 과정이다.
이러한 지속적인 노력은 제39회 정보문화의 달 대통령 단체표창 이라는 뜻깊은 결실로 이어졌다. 이번 수상은 한국정보과학진흥협회만의 성과가 아니라, 디지털 포용과 정보문화 확산이 대한민국의 지속 가능한 발전을 위한 핵심 가치임을 다시 한번 확인한 의미 있는 성과라고 생각한다.
AI 시대의 디지털 포용은 이제 새로운 단계로 나아가야 한다. 앞으로는 단순히 스마트기기 사용법을 익히는 것을 넘어 AI를 이해하고, 활용하고, 새로운 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 역량을 모든 국민이 함께 갖추도록 해야 한다. 기술이 빠르게 발전할수록 사람에 대한 투자는 더욱 중요해진다.
한국정보과학진흥협회는 앞으로도 '사람 중심 가치, 모두를 위한 AI, 함께 성장하는 디지털 혁신'이라는 비전을 바탕으로 디지털 디바이드를 해소하고, 모든 국민이 AI 시대의 혜택을 함께 누릴 수 있는 포용적 디지털 사회를 만드는 데 최선을 다할 것이다.
디지털 기술은 일부만을 위한 혁신이 되어서는 안 된다. 누구나 배우고, 활용하고, 성장할 수 있을 때 비로소 기술은 사람을 위한 혁신이 된다. 그리고 그 혁신이 대한민국의 미래 경쟁력을 결정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