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현재 우리 과학기술을 중국에 견주는 것은 어불성설입니다. 이대로는 과학기술 변방에 머무를 수밖에 없습니다. 새로운 발견, 개념을 추구해 이 난국을 이겨내야 합니다.”
1일 대전 모처에서 대덕특구기자단과 가진 기자간담회. 취임 한 달을 맞은 장석복 기초과학연구원(IBS) 원장은 우리나라 전체 과학 성과를 중국 내 하나의 성(省)과 비교해야 할 정도라고 언급했다. 한·중 사이에 '압도적인 격차'가 존재한다고 설명했다.
해법은 '새로운 발견' '새로운 개념' 창출뿐이라고 역설했다. 그러면서 새로운 발견·개념을 창출하는 '세계적 연구 허브' 구축을 통한 새로운 도약을 기관 비전으로 제시했다.
그는 “논문 실적과 같은 정량적 연구성과를 넘어, 새로운 발견과 개념 창출로 '그라운드 브레이킹'을 하지 못하면 (우리 과학기술의) 순위는 하락할 것”이라며 “새로운 연구 분야를 개척하고, 과학 방향을 제시하는 연구기관으로 IBS를 도약시키겠다”고 밝혔다.
기존 IBS의 방향과는 다소 차이가 보이는, 개혁적인 추진 과제도 여럿 제시했다. 이 중 '개척가형 연구단 출범' 과제는 기관의 2번째 페이즈(단계) 시작점으로 칭할만큼 방점을 찍었다.
기존 IBS 연구단과 달리, 30~40대 연구자가 주도한다는 점이 핵심 사항이다. 장 원장이 직접 '최고 인재 책임자'로서 잠재력 있는 인재 발굴과 영입을 주도한다. 그는 “(연구를) 잘 한다는 평가를 받는 사람을 영입하면 나이가 50세 이상이어서, 보다 진취성을 확보하려면 적어도 10년은 앞당겨야 한다고 본다”라며 “5년 내에 10개 이상 관련 연구단을 출범시킬 계획”이라고 전했다.
'개방형 연구생태계 조성'도 핵심 사항이다. 대학·출연연·기업·병원 등 여러 주체와 협력 관계를 다지겠다고 의지를 표명했다. 장 원장은 “과거에는 응용기술이 과학 연구에서 비롯됐는데, 지금은 응용기술이 먼저 나오고 과학으로 이를 설명하는 사례가 늘어나고 있다”라며 “기초과학이라는 울타리 내 연구에서 벗어나겠다”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기관이 다루는 연구 분야도 대폭 확장하겠다는 것이 장 원장의 의지다. 기초과학의 틀을 벗어나 합성생물학, 신소재, 유전자 치료, 뇌-컴퓨터 인터페이스 등 응용기술에 보다 가까운 차세대 연구분야도 다룬다는 것이다.
장 원장은 “그동안 다루지 않은 차세대 분야여도 우수한 연구자가 있다면, 그에게 연구 자율성을 부여해 연구 영역을 확장할 수 있다”라며 “인공지능(AI)을 활용한 미래연구 패러다임도 선도하겠다”고 말했다.
장 원장은 이밖에 대전 본원 2청사를 중시으로 연구시설 경쟁력을 강화하고, 산하 중이온가속기연구소 신임 소장을 조기 선임하겠다는 향후 계획도 밝혔다.
김영준 기자 kyj85@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