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현대자동차그룹이 미래 성장 동력을 확보하기 위해 향후 10년간 영남권에 42조 원을 투입한다. 영남 지역을 인공지능(AI) 기반 자율주행차 전환의 전초기지로 삼는 동시에, 항공·우주와 친환경 에너지까지 아우르는 글로벌 첨단산업 거점으로 육성하겠다는 청사진이다.
현대차그룹은 3일 경남 진주에서 열린 '영남권 첨단산업 발전비전 국민보고회'에서 정부 부처 및 영남권 5개 지자체(부산·대구·울산·경북·경남)와 이 같은 내용을 골자로 한 투자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장재훈 현대차그룹 부회장은 “현대차그룹의 모태인 영남권에 AI 기반 첨단 자율주행 모빌리티 및 핵심 부품 제조뿐 아니라 신사업 분야 투자를 실시하겠다”며 “미래 첨단산업의 핵심 거점으로 육성해 대한민국 산업 경쟁력 강화에 기여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투자는 △AI DV(AI 기반 자율주행차) 제조 허브 구축 △미래 핵심 부품 클러스터 조성 △제조 특화 AI(Manufacturing AI) 기반 혁신 △미래 항공·우주 모빌리티 확장 △지속 가능한 에너지 인프라 구축 등 5대 첨단 분야에 집중된다.
구체적으로 세계 최대 단일 완성차 공장인 현대차 울산공장을 미래 모빌리티의 핵심 기지로 전환한다. 올해 4분기 가동 예정인 울산 전기차 전용 공장을 포함해 최첨단 자동화·통합 생산 체계를 갖춘 'AI 제조 허브'를 구축할 계획이다. 주력인 AI DV는 AI가 차량 데이터를 기반으로 스스로 학습하고 판단하는 미래차로, 현대차그룹은 현재 로보택시 수준인 '자율주행 레벨4' 이상까지 기술 고도화를 추진 중이다.
수소 및 부품 공급망도 대폭 강화된다. 울산 수소연료전지공장을 청정에너지 전초기지로 구축해 차세대 수소연료전지와 고분자전해질막(PEM) 수전해기를 양산할 예정이다. 아울러 2030년까지 현대모비스 배터리 시스템 조립라인(울산), 모터·제어기 생산라인(대구), 현대위아 전기차용 열관리시스템 생산라인(경남 창원) 등 핵심 부품 클러스터도 영남권에 조성된다.
생산 효율성을 극대화할 '제조 특화 AI' 실증 작업도 영남권에서 이뤄진다. AI가 생산 설비와 물류, 품질 관리 등 공장 전반을 스스로 판단하고 최적화하는 지능형 공장 시스템이다. 글로벌 제조 현장에서 축적한 양질의 데이터를 활용해 데이터 선순환 구조를 만들겠다는 구상이다.
미래 먹거리인 항공·우주와 에너지 분야 선점에도 속도를 낸다. 미국 항공 모빌리티 전문 법인인 슈퍼널은 차세대 기체를 영남권에서 병행 개발하며, 우주 발사체 엔진 및 달 탐사 전용 로버 등 핵심 기술 국산화에 그룹 역량을 쏟는다.
이와 함께 소형모듈원전(SMR), 해상풍력, 수전해 플랜트 등 친환경 에너지 인프라를 구축해 향후 차세대 수출 산업으로 키울 방침이다.
김지웅 기자 jw0316@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