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호주 태즈메이니아 남부 해안의 명물인 남방코끼리물범 '닐(Neil)'이 몰려드는 관광객들의 위험천만한 행동으로 인해 뜻하지 않은 위기에 직면했다. 현지 야생동물 당국은 대중의 무분별한 접근이 지속될 경우, 안전을 위해 닐을 안락사해야 할 수도 있다며 강력한 경고 메시지를 보냈다.
2일(현지시간) 가디언에 따르면 태즈메이니아 천연자원부 야생동물 건강 책임자인 크리스 칼리온 박사는 최근 인터뷰를 통해 “주민과 관광객들이 닐을 지나치게 사랑한 나머지, 오히려 닐을 죽음으로 몰아넣을 위험이 있다”고 우려를 표했다.
칼리온 박사는 대중의 위험한 행동이 통제 불가능한 안전 문제를 야기했을 때, 대형 야생동물을 안락사해야 했던 선례가 존재한다고 짚었다. 일례로 지난 2022년 노르웨이에서 인간에게 지속적인 위협이 된다는 이유로 안락사된 바다코끼리 '프레야' 사건이 있다.
실제로 최근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올릴 사진을 찍기 위해 몸무게가 1000kg에 달하는 거대한 닐의 코앞까지 어린 아기를 데려가거나 셀카를 시도하는 사례가 잇따라 포착됐다. 일부 주민들은 닐을 위해 먹이를 놔두기도 하지만, 전문가들은 육지에 머무는 동안 닐에게는 먹이가 전혀 필요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지난 2020년 10월 태즈메이니아에서 태어난 닐은 매년 이곳을 찾아와 도로 한가운데서 잠을 자거나 볼라드를 들이받는 등 엉뚱한 행동으로 큰 인기를 끌었다. 그러나 현재 닐은 다 자란 상태가 아니며, 최종적으로는 몸무게 3500kg, 몸길이 4.5m까지 자랄 수 있는 거대한 해양 포식자다.
태즈메이니아 대학교의 물개 전문가 제인 영거 박사는 “닐은 현재 사람에게 심각한 해를 끼칠 수 있을 만큼 위험하게 자랐다”며 “본래 공격적인 성향이 아니더라도, 거대한 입과 날카로운 이빨을 가지고 있어 의도치 않게 사람을 숨지게 하거나 치명적인 부상을 입힐 수 있다”고 경고했다.
당국은 상황이 악화될 경우 닐을 다른 외딴 지역으로 강제 이동시키는 방안도 고려 중이지만, 이는 동물에게 극심한 스트레스를 주는 최후의 수단일 뿐이라고 선을 그었다. 이어 닐이 남극해로 돌아가기 전까지 육지에서 온전히 휴식을 취할 수 있도록, 최소 20미터(반려견은 50미터) 이상의 안전거리를 반드시 유지하고 물개와 바다 사이의 이동 경로를 가로막지 말아 달라고 당부했다.
서희원 기자 shw@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