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베트남에서 대한민국 소비재 기업이 역대 최대 규모의 수출 성과를 쏘아 올렸다. 가짜 식품 파동 이후 현지에서 급부상한 '안심·프리미엄' 소비 트렌드와 K-컬처 열풍이 맞물리면서 K-소비재가 독보적인 수출 동력으로 자리매김했다는 분석이다.
산업통상부와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코트라), 농림축산식품부,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는 지난 2일부터 사흘간 베트남 하노이 국립컨벤션센터(NCC)에서 K-컬처와 소비재를 결합한 종합 마케팅 행사 '2026 하노이 한류박람회(KBEE 2026 Hanoi)' 및 '아세안 K-푸드페어'를 개최했다.
27회째를 맞은 이번 박람회는 K-소비재 및 농식품 수출 시너지를 극대화하기 위해 4개 기관이 처음으로 원팀을 이뤄 공동 개최했다. 코트라가 뷰티, 패션, 생활용품을 전담하고 aT가 식품 부문을 맡아 맞춤형 마케팅을 펼쳤다. 행사가 열린 NCC는 지난 4월 이재명 대통령 순방 당시 역대 최대 경협 성과(8209만달러)를 거뒀던 '한-베 비즈니스 파트너십' 개최 장소이기도 하다.
국내 우수 소비재 기업 107개 사와 베트남 및 인근국 바이어 280개 사가 참가한 B2B 수출 상담회에서는 총 1512건의 비즈니스 미팅이 진행, 역대 한류박람회 최대 규모인 3326만달러 이상의 수출 계약 및 업무협약(MOU)이 체결됐다. 2022년 하노이 행사 성과(1500만달러) 대비 두 배 이상 급증한 수치다.
역대급 실적의 배경에는 베트남 시장의 특성과 최신 소비 트렌드가 자리하고 있다. 우리 3대 교역국이자 4대 소비재 수출 시장인 베트남은 중위연령 33세의 젊은 인구 구조와 7~8%대 연간 GDP 성장률을 자랑한다. 특히 국민의 99.4%가 한국산 제품 및 서비스 소비 경험이 있을 만큼 K-컬처 수용도가 높다. 여기에 지난해 연이어 불거진 현지 가짜 식품 파동으로 안전하고 신뢰도 높은 한국산 프리미엄 제품에 대한 쏠림 현상이 강해졌다는 분석이다.

이틀간 열린 B2C 전시·판촉관과 체험 마케팅 현장에는 베트남 소비자 2만명이 몰렸다. 현대홈쇼핑, 신세계, 이마트, 무신사 등 국내 대형 유통망은 물론, K-마켓, 삼미샵 등 베트남 현지 유통 체인들도 부스를 차려 다채로운 제품 체험 기회를 제공했다. 공식 홍보대사인 K-팝 그룹 위너(WINNER)와 피프티피프티(FIFTY FIFTY)는 개막 공연과 토크 콘서트를 열고 자신들이 즐겨 쓰는 K-소비재를 소개해 참관객들의 호응을 끌어냈다.
한류와의 연계 효과는 K-푸드 부문에서도 빛을 발했다. 아세안 K-푸드페어에서는 오픈 키친 시식 행사와 김장 체험, 셰프 라이브 쇼 등 오감을 자극하는 체험형 프로그램이 진행됐다. 매운 라면과 냉동 컵밥 등 스트리트 푸드와 떡볶이, 에이드 등 할랄 유망 제품이 큰 관심을 끌었고, 푸드테크 특별관의 '한강 라면' 체험과 제2의 K-라면을 꿈꾸는 십원빵, 크림 찹쌀떡 등 45개 품목도 호평받았다.
안영국 기자 a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