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산림청이 대형산불 초기 대응 역량 강화를 위해 군집드론 실증에 본격 나선다.
규제샌드박스 지정을 통해 실제 산불 현장과 동일한 환경에서 첨단 드론 기술을 검증할 수 있게 되면서 헬기 투입 전 초기 대응과 야간 진화 공백 해소에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산림청은 국무조정실 주관 '2026년 상반기 기획형 규제샌드박스 2차 과제'에서 '대형산불 초기 긴급 대응을 위한 군집드론 운용 실증' 과제가 최종 선정됐다고 6일 밝혔다.
이번 선정으로 대형산불 발생 시 진화헬기가 현장에 도착하기 전까지 30분 골든타임과 헬기 운용이 어려운 야간 시간대에 군집드론을 활용한 초기 대응 체계를 실증할 수 있게 됐다.
특히 규제샌드박스는 연구 단계에 머물러 있던 군집드론 기술을 실제 재난 현장과 동일한 조건에서 시험할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됐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산림청은 지난해 영남권 초대형 산불을 계기로 산불 대응 체계 고도화를 추진해 왔으며, 올해 하반기부터 대형산불 대응 지능형 솔루션 연구개발(R&D) 사업 일환으로 군집드론 개발과 운용 기술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군집드론 시스템은 열화상 카메라와 인공지능(AI)을 활용해 산불을 조기에 탐지하는 '감시드론', 화재 확산 경로를 분석·예측하는 '분석드론', 100㎏급 진화약제를 에어로졸 방식으로 살포하는 '진화드론'으로 구성된다.
각 드론이 역할을 분담해 산불 초기 대응부터 확산 예측, 진화까지 수행하는 것이 핵심이다.
하지만 진화약제를 탑재하면 총중량이 400㎏에 달하는 대형 드론은 현행 항공안전법상 무인항공기로 분류돼 비행 7일 전 허가를 받아야 하고, 야간비행과 비가시권 비행이 제한되는 등 엄격한 규제를 받아왔다.
이 때문에 강풍과 연기, 난기류 등 실제 산불 환경에서의 실증은 사실상 어려웠다.
규제샌드박스 지정으로 연구개발과 후속 실증 기간에는 관련 규제가 한시적으로 면제된다.
산림청은 실제 재난 환경과 유사한 조건에서 군집드론의 성능과 현장 적용성을 집중 검증해 실전 활용도를 높일 계획이다.
기획형 규제샌드박스는 국무조정실이 주관하는 제도로, 규제 개선이 필요하지만 즉각적인 제도 개편이 어려운 분야를 대상으로 실증을 허용하고 개선 방안을 마련하는 정부 혁신 제도다.
박은식 산림청장은 “예고 없이 발생하는 대형산불에 신속하게 대응하기 위해서는 기술 혁신과 함께 제도 개선도 반드시 뒷받침돼야 한다”며 “규제샌드박스를 계기로 군집드론 기술의 현장 적용성을 충분히 검증하고, 대한민국 산불 대응 체계를 한 단계 더 발전시켜 나가겠다”고 말했다.
양승민 기자 sm104y@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