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이비엘바이오가 자사의 그랩바디-T 플랫폼이 적용된 이중항체 기반 면역항암제 'ABL111'(지바스토미그)을 앞세워 글로벌 위암 1차 치료제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낸다. 오는 12월 중 임상 3상에 진입하는 전략으로 국내 바이오텍 역사를 새로 쓰는 블록버스터 신약 개발에 도전장을 던졌다.
이상훈 에이비엘바이오 대표는 7일 서울 콘래드호텔에서 전략 발표회를 열고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ABL111의 임상 1상 종료 후 3상을 바로 실시해도 된다는 동의를 받았다”며 “오는 12월 허가용 임상 3상을 시작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ABL111은 지난 6월 FDA로부터 패스트트랙 지정을 받았다. 현재 미국·중국·일본에서 위식도암을 적응증으로 임상 2상을, 미국·한국에서 고형암을 적응증으로 임상 1상을 실시하고 있다.
ABL111은 에이비엘바이오와 미국 노바브릿지 바이오사이언스가 공동 개발하고 있는 이중항체 면역항암제다. 위암·췌장암 등에서 과발현되는 단백질 '클라우딘18.2'(CLDN18.2)와 면역 T세포 활성화 수용체(4-1BB)를 동시 표적해 암세포 인식과 면역 활성화를 유기적으로 유도하는 기전이 특징이다.
이 대표는 오는 12월경 허가용 임상 3상을 시작하면 2029년 말이나 2030년경 주요 임상 3상 데이터를 확보할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경쟁사인 아스텔라스의 CLDN18.2 표적 항체 '빌로이'(성분명: 졸베툭시맙)가 위암 1차 치료제 시장을 점령하기 위해 공격적으로 임상을 하고 있다”며 “오는 2028년~2029년 아스텔라스의 3상 데이터가 가시화되는 시점을 고려했을 때 ABL111의 상업 가치를 높이려면 개발 속도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에이비엘바이오는 ABL111의 차별점으로 CLDN18.2 저발현 환자군까지 겨냥해 표준 치료요법을 제시할 수 있는 가능성을 꼽았다.
기존 CLDN18.2 치료제는 주로 고발현 환자군에서 효과가 확인됐지만 ABL111은 저발현 환자군에서도 높은 객관적반응률(ORR)을 보였다. ABL111의 임상 1b상 중간 데이터값에서 CLDN18.2 저발현 환자 대상 ORR은 78.3%, CLDN18.2와 PD-L1(암세포가 면역세포 공격을 회피하는 데 사용하는 단백질) 동시 저발현 환자 대상 ORR은 83.3%를 기록했다.
기술이전 가능성에 대해서는 “ABL111에 대한 논의가 있었고 조건도 좋았다”면서 “지금 팔 것인지, 더 키워서 팔 것인지의 문제”라고 말했다. 이어 “에이비엘바이오와 노바브릿지 양사 모두의 가치를 극대화할 수 있는 전략을 선택할 것”이라며 “현재 기술이전, 6개월 후 기술이전, 임상 3상 중간 기술이전 등 모든 가능성이 열려 있다”고 언급했다.
에이비엘바이오는 혈액뇌장벽(BBB) 셔틀 플랫폼 '그랩바디-B'에 대해 기존 항체 전달을 넘어 siRNA(짧은 간섭 리보핵산), 융합단백질 등 다양한 모달리티로 적용 범위를 넓히고 있다.
항체-약물접합체(ADC) 분야에서는 듀얼 페이로드와 노블 페이로드 개발을 차세대 전략으로 제시했다. 향후 중국 임상시험수탁기관(CRO) 3곳 이상과 협력해 모델 검증을 추진할 계획이다.
이 대표는 “내성을 극복할 수 있는 노블 페이로드나 실제 시너지를 입증한 듀얼 페이로드가 중요하다”며 “국내외 기업과의 공동 연구로 4개 듀얼 페이로드 조합을 확보했고 중국에서 대규모 환자유래종양이식(PDX) 모델을 검증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배옥진 기자 witho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