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우리나라와 몽골이 품목 수 기준 90% 이상의 시장을 개방하고, 구리·희토류 등 핵심광물과 화물차·화장품 등 주력 수출품의 관세를 협정 발효 즉시 0%로 철폐하는 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CEPA)을 사실상 타결했다.
시장 개방 이견으로 1년 7개월간 중단됐던 협상이 이재명 대통령과 오흐나 후렐수흐 몽골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을 계기로 성사됐다. 우리 기업들의 안정적인 광물자원 확보와 K-소비재·인프라 수출의 비즈니스 실익이 극대화될 전망이다.
산업통상부는 9일 양국 정상이 한·몽골 CEPA 협상의 원칙적 타결을 공동 선언했다고 밝혔다. 양국은 CEPA 주요 내용에 대해선 합의했다. 다만 일부 기술적 이슈는 실무 차원의 협의를 통해 마무리하기로 합의했다.
2023년 12월 협상을 개시한 양국은 시장 개방 수준에 대한 이견과 몽골 내 자유무역협정(FTA)에 대한 부정적 인식 확산 등으로 협상이 장기 교착 상태에 빠졌었다. 그러나 7월 정상회담 전날 여한구 산업부 통상교섭본부장과 엥흐바야르 자담바 몽골 경제개발부 장관이 3차례에 걸친 화상 협상을 통해 최종 시장 개방안에 극적으로 합의했다.
협정의 골자는 높은 자유화 수준을 통한 공급망 안정과 주력 제조업의 시장 선점이다. 양국은 품목 수 및 수입액을 기준으로 모두 90%를 상회하는 시장 개방안에 동의했다. 특히 몽골에 부과하던 구리, 몰리브덴, 희토류 등 핵심광물의 수입관세(2~5%)가 발효 즉시 철폐된다. 여기에 에너지·광물 분야 협력 근거를 명문화하고 지난해 12월 개소한 '몽골 희소금속협력센터'를 제도적으로 뒷받침해 원자재 공급망 리스크를 획기적으로 낮췄다.
우리 기업들의 수출 실익도 눈에 띄게 커졌다. 주력 수출품인 화물차(관세율 5%), 건설광산기계(5%), 자동차부품(5%), 의약품(5%), 기초·메이크업 화장품(5%)의 관세가 협정 발효 즉시 무관세로 전환된다. 현지에서 수요가 높은 라면과 조미김 등 가공식품과 연식 4~6년 중고차 관세는 5년 내 단계적으로 철폐된다. 몽골 내에 CU(603개), GS25(299개), 이마트(6개) 등 우리 유통기업이 구축한 현지 유통망과 무관세 가격 경쟁력이 결합하면서 K-뷰티·푸드 수출 여건이 크게 개선될 것으로 기대된다.
국내 산업 피해가 우려되는 농축수산물에 대해서는 엄격한 보호 장치를 마련했다. 쌀, 천연꿀, 신선 감자·양파·마늘 등 전통적 민감 품목은 양허 대상에서 제외했다. 몽골측 유망 수출품인 육류와 유제품(치즈·버터)은 10년 장기 철폐 또는 수입할당량(TRQ)을 설정해 고용과 생산 기반을 보호한다.
여한구 통상교섭본부장은 “한-몽 CEPA는 양국 간 상품 교역 확대뿐 아니라 산업, 공급망, 서비스 등 경제협력 전반을 제도적으로 뒷받침하는 제도적 기반이 될 것“이라며, ”이번 CEPA 원칙적 타결이 양국 경제관계의 도약과 실질 협력 성과 창출로 이어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안영국 기자 a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