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 '김범석 쿠팡 동일인 지정' 효력정지…“손해 예방 필요”

서울 송파구 쿠팡 본사. 김민수기자 mskim@etnews.com
서울 송파구 쿠팡 본사. 김민수기자 mskim@etnews.com

법원이 김범석 쿠팡Inc 의장을 쿠팡 동일인(총수)으로 지정한 공정거래위원회 처분의 효력을 정지했다.

서울고등법원 행정7부는 14일 쿠팡이 공정위를 상대로 제기한 동일인 변경지정 처분 집행정지 신청을 일부 인용했다. 재판부는 지난 5월 1일자 동일인 변경 지정 처분과 공정위의 김 의장 관련 자료 제출 요구 처분의 효력을 본안 판결 선고일로부터 30일이 되는 날까지 정지한다고 결정했다.

재판부는 “신청인에게 발생할 회복하기 어려운 손해를 예방할 긴급한 필요가 있고, 효력 정지가 공공복리에 반한다고 볼 자료가 없다”고 판단했다.

동일인은 공정위가 대기업집단을 지정·관리할 때 기업집단을 사실상 지배하는 주체를 의미한다. 동일인으로 지정되면 친족 범위, 계열사 현황, 주식 보유 현황 등 각종 자료 제출 의무가 발생하며 사익편취 규제 적용 여부를 판단하는 기준이 된다.

쿠팡은 2021년 공시대상기업집단으로 처음 지정된 이후 미국 상장사인 쿠팡Inc를 동일인으로 인정받아 왔다. 해외에 상장된 외국 국적 창업자가 국내 계열사를 지배하는 특수한 지배구조를 고려해 예외적으로 법인을 동일인으로 지정한 사례였다.

그러나 공정위는 올해 기업집단 지정 과정에서 김범석 의장의 친동생인 김유석 씨가 쿠팡 계열사 경영에 관여하고 있다고 판단했다. 이에 쿠팡이 더 이상 '법인 동일인' 예외 요건을 충족하지 않는다고 보고 동일인을 쿠팡Inc에서 김 의장 개인으로 변경 지정했다.

이에 쿠팡은 김 의장과 친족이 국내 계열사 지분을 보유하지 않아 사익편취 우려가 없다고 반발하며 행정소송과 함께 집행정지를 신청했다.

이번 법원 결정으로 김 의장에 대한 동일인 지정의 적법성 여부는 향후 본안 소송에서 최종 가려질 전망이다.

손지혜 기자 jh@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