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모니아는 수소를 담은 컨테이너…韓, 청정에너지 허브 될 수 있다”

실리콘밸리 스타트업 암모비아(Ammobia) 카렌 바에르트 CEO 인터뷰
“‘하버-보슈 2.0’ 개발…저비용 그린 암모니아 생산 가능”
카렌 바트 암모비아 최고경영자(CEO)가 한국에서 진행된 전자신문 인터뷰에서 차세대 그린 암모니아 생산기술 '하버-보슈 2.0(Haber-Bosch 2.0)'과 한국의 청정에너지 허브 잠재력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카렌 바트 암모비아 최고경영자(CEO)가 한국에서 진행된 전자신문 인터뷰에서 차세대 그린 암모니아 생산기술 '하버-보슈 2.0(Haber-Bosch 2.0)'과 한국의 청정에너지 허브 잠재력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수소와 암모니아는 경쟁 관계가 아닙니다. 암모니아는 수소를 저장하고 운송하는 가장 효율적인 컨테이너라 할 수 있습니다.”

미국 실리콘밸리의 그린 암모니아 스타트업 암모비아(Ammobia)의 카렌 바트(Karen Baert) 최고경영자(CEO)는 한국에서 진행된 전자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암모니아는 한국이 에너지 안보와 탄소중립을 동시에 달성하는 데 핵심적인 해법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바트 대표는 암모니아를 “수소를 담는 컨테이너”라고 표현했다. 수소는 탄소를 배출하지 않는 청정에너지원이지만 저장과 장거리 운송이 어렵다. 반면 암모니아는 이미 전 세계에 구축된 저장·운송 인프라를 활용할 수 있어 훨씬 경제적인 선택이라는 설명이다.

그는 “한국은 앞으로 필요한 수소의 상당 부분을 해외에서 수입해야 할 것”이라며 “가장 현실적인 방식은 해외에서 수소를 생산한 뒤 이를 암모니아 형태로 전환해 운송하고, 한국에서는 암모니아를 직접 활용하거나 다시 수소로 전환해 사용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암모비아는 기존 하버-보슈(Haber-Bosch) 공정을 혁신해 그린 암모니아 생산 비용을 획기적으로 낮춘 기술을 개발했다.

바트 대표는 “현재 전 세계 암모니아의 99%는 100년 넘게 사용된 하버-보슈 공정으로 생산되는데, 이 방식은 초고온·초고압 환경이 필요하고 막대한 에너지를 소비하며 대규모 설비를 요구한다”며 “암모비아는 기존 공정보다 압력을 10분의 1 수준으로 낮추고 훨씬 낮은 온도에서 암모니아를 생산하는 '하버-보슈 2.0(Haber-Bosch 2.0)' 기술을 개발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 기술은 대규모 중앙집중식 설비가 아닌 모듈형 분산 생산을 가능하게 해 재생에너지로 생산한 수소를 훨씬 경제적으로 암모니아로 전환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카렌 바트 암모비아 최고경영자(CEO)가 한국에서 진행된 전자신문 인터뷰에서 차세대 그린 암모니아 생산기술 '하버-보슈 2.0(Haber-Bosch 2.0)'과 한국의 청정에너지 허브 잠재력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카렌 바트 암모비아 최고경영자(CEO)가 한국에서 진행된 전자신문 인터뷰에서 차세대 그린 암모니아 생산기술 '하버-보슈 2.0(Haber-Bosch 2.0)'과 한국의 청정에너지 허브 잠재력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바트 대표는 한국 조선산업의 경쟁력도 높이 평가했다.

그는 “암모니아는 세계 곳곳으로 운송되는 에너지 상품일 뿐 아니라 친환경 해운 연료로도 활용될 것”이라며 “HD현대를 비롯한 한국 조선업계는 암모니아 운반선과 암모니아 추진선 시장에서 이미 세계 선두권에 있으며, 앞으로 수십 년 동안 큰 성장 기회를 확보할 수 있는 위치에 있다”고 말했다.

그는 글로벌 에너지 공급망이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는 점도 강조했다.

바트 대표는 “과거에는 천연가스나 석탄이 풍부한 국가에서만 암모니아를 생산할 수 있었지만 앞으로는 풍력과 태양광 자원이 풍부한 국가라면 어디서든 그린 암모니아를 생산할 수 있게 될 것”이라며 “에너지 공급망이 일부 지역에 집중되는 구조에서 벗어나 더욱 다양화되면 에너지 안보도 크게 강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한국이 현재 연간 약 130만톤의 암모니아를 수입하고 있으며, 2050년을 향해 암모니아가 청정하고 안정적인 전력 공급원으로서 역할을 확대함에 따라 수입 규모도 크게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어 “한국은 암모니아 수입선을 다변화하는 동시에 항만시설과 저장 인프라에 선제적으로 투자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바트 대표는 한국 기업들과의 협력 확대에도 강한 기대감을 나타냈다.

암모비아는 이미 미국 셰브론, 유럽 셸과 에어리퀴드, 일본 치요다와 미쓰이 O.S.K. 라인(MOL) 등 글로벌 기업들로부터 전략적 투자를 유치했다.

그는 “다음 목표는 한국 기업들과 전략적 파트너십을 구축하는 것이며, 현재 여러 기업과 활발한 논의를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한국은 수소·암모니아 기술과 조선, 화학산업 분야에서 세계 최고 수준의 경쟁력을 보유하고 있다”며 “이러한 강점이 암모비아의 저비용 그린 암모니아 생산기술과 결합된다면 엄청난 시너지를 창출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준희 기자 jhle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