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혁신플랫폼톡] 스페이스X 상장으로 보는 우주산업의 다음 국면

김동영 메이사 대표이사
김동영 메이사 대표이사

지난달 12일 스페이스X가 나스닥에 상장했다. 공모가 주당 135달러, 기업가치 약 1조7500억달러. 발사체 사업과 스타링크는 물론 xAI 관련 사업까지 아우르는 밸류에이션이다. 2019년 사우디 아람코가 세운 역대 최대 기록을 넘어선 인류 역사상 가장 큰 규모의 기업공개였다.

정작 흥미로운 장면은 상장의 화제에 가려진 채 상장 3주 전에 펼쳐졌다. 스페이스X와 직접 관계가 없는 우주 산업 기업들의 주가가 일제히 상승한 것이다. 당시 외신은 “스페이스X의 IPO가 업종 전체를 끌어올렸다”고 표현했다. 자본은 한 기업이 아니라 우주산업 전체로 흘러들고 있었다. 산업의 대표 선수가 자본 시장의 공식 인정을 받는 순간 그 인정은 산업 전체의 몫이 된다.

기술의 변곡점은 요란하게 오지 않는다. 거창한 변화가 없어도 삶이 조금 편해졌다고 대중이 어렴풋이 느끼는 순간이 곧 기술이 임계치를 넘어서는 지점이다. 지금 전 세계의 자본과 관심을 빨아들이고 있는 인공지능(AI)에도 그런 순간이 있었다. 챗GPT가 처음 그럴듯한 답을 내놓자 사람들은 번역이나 이메일 초안 같은 단순한 일에서 편의를 체감하기 시작했다. 기술적 체감은 임계치를 간신히 넘긴 수준이었지만 그 가능성에 매료된 자본의 투입이 임계치를 넘어서는 순간 성장은 선형에서 기하급수로 치솟았다. 불과 2~3년 만에 거대언어모델(LLM)은 검색엔진을 대체하고 코드를 짜며 기획과 디자인의 상당 부분을 대신하게 됐다. AI뿐 아니라 AI의 인프라가 되는 데이터센터와 반도체 분야는 지금도 끊임없는 대규모 투자가 이뤄지며 기술이 발전하고 있다.

우주산업도 같은 문턱에 서 있다. 스페이스X가 재사용 로켓으로 발사 비용을 극적으로 낮추자 위성 발사 수가 폭증했고, 그 성과가 위성 인터넷으로 되돌아와 대중도 효용을 체감하기 시작했다. 지난 1년 새 스타링크가 빠르게 발전하며 비행 중에도 불편함 없는 수준의 와이파이를 쓰게 된 것을 보면 우주산업의 기술이 임계점을 지나고 있음이 느껴진다. 여기에 이번 상장이 트리거가 돼 산업 전체에 임계치를 웃도는 자본이 몰리기 시작했다. 앞서 본 동종기업들의 동반 상승은 그 자본이 이미 움직이고 있다는 신호였다. 기술과 자본이 나란히 문턱을 넘는 순간이다.

이제 이 자본은 발사대와 위성 생산시설을 넘어 어디로 흘러 우주산업을 기하급수적인 성장의 궤도에 올릴 것인가. 다음 무대는 위성 통신 그 이상의 다운스트림 시장이라고 생각한다. 스타링크가 연결의 다운스트림이라면, 이제는 해석의 다운스트림이 열릴 시점이다. 위성이 내려다본 장면을 쓸모 있는 판단으로 바꾸는 시장이 개화할 것이다. 그 흐름이 자리 잡으면 비행기에서 인터넷이 되는 정도와는 비교할 수 없는 변화가 일상으로 들어올 것이다.

메이사는 뉴스페이스 시대의 다운스트림 시장을 준비해왔다. 드론에서 시작해 위성과 사물인터넷(IoT)으로 데이터의 원천을 넓혀온 것은 흩어진 공간 데이터를 한데 모아 현장의 의사결정으로 잇기 위해서다. 국내 10대 건설사 중 다수가 메이사의 서비스를 이용해 현장을 관리하고 있고, 최근에는 국방·안보 영역까지 활용 범위가 넓어지며 실제 수요로 증명되고 있다. 메이사는 공간 AI 기업으로서 위성 영상을 예쁘게 펼쳐 보이는 디지털트윈을 넘어, AI가 현실 공간을 인식하고 판단하고 행동하게 하는 눈과 뇌가 되는 목표를 위해 달려가고 있다. 스페이스X의 상장으로 방아쇠는 이미 당겨졌다. 자본이 임계점을 넘어서게 되면 그 힘이 산업 전체로 번져 우리 삶에 닿기까지 그리 오래 걸리지 않을 것이다.

김동영 메이사 대표이사 dykim@meissaplanet.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