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런 버핏 “217조 자산 비결 '실력보다 운'…美서 백인남성으로 태어난 덕분”

워런 버핏 버크셔 해서웨이 회장. 사진=AP 연합뉴스
워런 버핏 버크셔 해서웨이 회장. 사진=AP 연합뉴스

'오마하의 현인'으로 불리는 미국의 전설적인 투자자 워런 버핏 버크셔해서웨이 회장(96)이 자신의 성공 비결로 '실력'보다 '운'을 꼽았다. 미국의 백인 남성으로 태어나 어린 시절부터 투자 기회를 접할 수 있었던 환경이 지금의 자신을 만들었다는 것이다.

버핏은 20일(현지시간) CNBC와의 인터뷰에서 “나는 전 세계 80억명 가운데 가장 운이 좋은 10명 안에 드는 사람”이라며 “건강과 장수 역시 실력이 아닌 행운의 결과”라고 말했다.

순자산 1470억달러(약 217조5600억원)를 보유한 그는 자신의 성공이 개인의 노력만으로 이뤄진 것은 아니라고 거듭 강조했다. 과거에도 “미국에서 백인 남성으로 태어난 사회적 배경이 성공의 중요한 밑거름이었다”며 “덕분에 아주 어린 시절부터 부자가 될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가질 수 있었다”고 밝힌 바 있다.

투자를 일찍 시작할 수 있었던 환경도 행운으로 꼽았다. 그의 아버지 하워드 버핏은 주식 중개인이었고, 버핏은 11세 때 아버지의 영향을 받아 시티스서비스 주식 3주를 주당 38달러에 매수하며 첫 투자를 시작했다. 그는 “아버지가 배관공이었다면 그런 기회를 얻지 못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버핏은 장기 복리 투자 전략으로 버크셔해서웨이를 세계적인 투자회사로 성장시켰다. 블룸버그 억만장자 지수 기준 세계 10위 부자이며, 32세에 자산 100만달러를 달성한 뒤 수십 년간 투자를 이어오며 현재의 부를 일궜다.

지난해 말 버크셔해서웨이 최고경영자(CEO) 자리에서는 물러났지만, 후임인 그레그 에이블 CEO 체제에서도 회사에 상당한 영향력을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버핏은 평소 재산 대부분을 사회에 환원하겠다는 뜻도 밝혀왔다. 최근 투자자들에게 보낸 서한에서는 2034년 말까지 자신이 보유한 버크셔해서웨이 주식을 모두 처분해 사회에 환원하길 바란다고 밝혔다. 그는 2006년부터 매년 수십억달러 규모의 버크셔해서웨이 주식을 자선재단에 기부해오고 있다.

이상목 기자 mrlsm@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