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내 섬유패션 업계가 인공지능 전환(AX)에 시동을 걸었다. K-패션의 글로벌 경쟁력을 확보해 식품과 뷰티를 잇는 차세대 수출 콘텐츠로 도약하겠다는 청사진이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한국섬유산업연합회(섬산련)는 산업통상부 지원을 받아 '섬유패션 AI 수요예측 및 비즈니스 지원'에 나선다. 지난 5월 15일부터 6월 5일까지 해당 사업 참여 기업을 모집했으며, 이달부터 연말까지 기업당 최대 1000만원의 현장 실증 도입비와 공동 기술 개발을 지원한다.
섬유패션 업계가 AX에 나선 이유는 K-패션의 세계화를 위한 선결 과제이기 때문이다. 전 세계적인 한류 붐으로 글로벌 진출의 발판은 마련했지만, 전통적인 패션 강국들이 일찌감치 AI를 활용한 수요예측, 생산 효율화, 재고 최적화 등 데이터 기반 경영 체계로 빠르게 전환하고 있는 것에 비해 국내 업계의 대응은 다소 더딘 것이 현실이다.
특히 국내 대다수 섬유패션 기업은 AI 전문인력 및 데이터 활용 역량 부족, 초기 도입 비용 부담 등으로 현장 적용에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 게다가 다품종 소량생산, 복잡한 생산 공정, 빠른 소비 흐름이라는 산업 특성상 획일적인 시스템이 아닌 '기업별 맞춤형 AI 전략'이 절실한 상황이었다.
지원 사업은 이 같은 섬유패션 업계의 상황을 타개하는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실질적인 AI 도입 성공 사례를 발굴하기 위해 수요기업(섬유패션 기업)과 공급기업(AI 테크 기업)을 1대 1로 매칭했다. 이달 초 협약을 마치고 올 연말까지 실증 사업을 진행한다.
이번 프로젝트에는 LF(팔레트), 더블유컨셉코리아(엔엑스엔랩스), 비케이브(StyleAl), 대현티에프시(리브포워드) 등 패션 기업들이 AI 기업과 짝을 이뤘다. 미쥬(아소코리아), 보딩패스(스타일메이트), 이새에프앤씨(시제), 카인드위브(딥세일즈), 코리안프렌즈(튜터러스랩스), 아이디모드(미르나인), 스튜디오티백(바이브벌스), 핏뷰(리빌더에이아이), 제이더블유인터내셔날(TFC), 어반스크롤(스튜디오랩) 등 총 14개 컨소시엄이 구성됐다. 이들은 디자인 기획부터 생산 공정, 콘텐츠 제작, 마케팅까지 산업 전 과정에 걸쳐 맞춤형 AI를 도입한다.
섬산련은 기업 간 단순 매칭을 넘어 공동 기술 개발과 사업화, 사례 확산까지 연계되는 AI 선순환 생태계를 구축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오는 9월 서울 삼성동 섬유센터에서 '기업 매칭 데모데이'를 열고 AI 협업 성과를 공유할 예정이다.

글로벌 진출 지원과 홍보도 강화한다. 프랑스 'VIVATECH(비바테크)', 일본 'Fashion World Tokyo(패션 월드 도쿄)' 등 글로벌 전시에 참여해 해외 바이어 및 기술 기업과의 협업 기회를 확대하고, 국제포럼 개최를 통해 글로벌 네트워킹도 구축하는 작업을 진행 중이다.
이미 지난 6월 비바테크에선 한국공동관에 참여했고, 오는 10월 일본 패션월드도쿄에선 섬유패션특화 AI테크기업 8개사가 참여하는 K-패션테크관도 운영한다. 이 자리에서 섬유패션기업과의 협업사례를 공유하고 국내 AX 현황을 발표할 예정이다.
섬산련 관계자는 “AI는 섬유패션 산업 전 공정의 구조적 혁신을 가능하게 하는 핵심 기술”이라며 “이번 사업은 산업 전반의 AX 전환을 실질적으로 확산시키는 중요한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안영국 기자 a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