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털 알레르기 있어도 안을 수 있다?... 유전자 편집 비글 등장

알레르기 인자를 제거하는 유전자 편집 기술로 태어난 비글 베일리와 심각한 알레르기를 가진 맷 워커 연구원. 사진=AP 연합뉴스
알레르기 인자를 제거하는 유전자 편집 기술로 태어난 비글 베일리와 심각한 알레르기를 가진 맷 워커 연구원. 사진=AP 연합뉴스

유전자 편집 기술을 활용해 알레르기 유발 물질을 없앤 강아지가 세계 최초로 탄생했다. 평생 반려견을 키우지 못했던 알레르기 환자들에게 새로운 가능성이 열렸으나 동시에 생명윤리에 대한 논쟁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5일(현지시간) AP 통신·NBC 뉴스 등에 따르면, 미국 바이오기업 '킨드레드 컴패니언 사이언스(Kindred Companion Sciences)' 연구진은 크리스퍼(CRISPR) 유전자 가위 기술을 이용해 알레르기를 유발하지 않는 비글 견종 '베일리'와 '알피'를 탄생시켰다고 밝혔다.

알레르기 인자를 제거하는 유전자 편집 기술로 태어난 비글 알피와 베일리. 사진=AP연합뉴스
알레르기 인자를 제거하는 유전자 편집 기술로 태어난 비글 알피와 베일리. 사진=AP연합뉴스

국제 학술지 '크리스퍼 저널(CRISPR Journal)'에 게재된 논문에 따르면, 연구진은 개 알레르기의 주원인이 털 자체가 아닌 침과 비듬, 털 등에 포함된 특정 단백질이라는 점에 주목했다. 실험실에서 개의 피부 세포 내 해당 단백질 생성 유전자를 비활성화한 뒤 대리모 난자에 이식하는 방식을 사용했다.

그 결과 2024년 9월 태어난 비글 자매의 침과 털에서는 알레르기 유발 단백질이 전혀 검출되지 않았다. 실제로 심각한 개털 알레르기를 앓고 있는 연구원 맷 워커가 실시한 피부 반응 검사에서도 일반적인 개와 달리 아무런 알레르기 반응이 나타나지 않았다.

다만 이러한 유전자 편집 반려견이 일반 대중에 상용화되기까지는 시간이 걸릴 전망이다. 장기적인 건강 영향 검증과 생산 비용 절감 과제가 남아있으며, 생명윤리학자들은 유전자 개량이 되지 않은 유기견이나 보호소 동물의 입양이 줄어들 수 있다는 우려를 제기하고 있다.

뉴욕대학교 그로스만 의과대학의 생명윤리학자 아서 카플란은 “이번 연구는 더 많은 사람들이 반려동물을 키울 수 있는 길을 열어준다”면서도 “하지만 알레르기를 유발하지 않도록 유전적으로 개량되지 않은 유기 동물이나 버려진 동물을 반려동물로 사용하는 것을 사람들이 꺼리게 되는 부작용을 낳을 수 있다”고 짚었다.

연구진은 향후 다양한 견종과 보조견으로 연구를 확대할 계획이며, 정기적인 검진을 통해 유전자 편집이 개 건강에 미치는 영향을 계속 모니터링할 예정이다.

서희원 기자 shw@etnews.com

  • ET Even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