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부가 배송·주차·전기차 충전 등 이동로봇의 상용화를 가로막는 공간·시설 규제 정비에 나선다. 건축물과 공동주택, 주차장, 건설현장 등에 로봇이 자유롭게 이동할 수 있도록 특례를 마련하고 사고 책임과 안전관리 기준도 제도화한다. 제한된 실증공간에 머물던 이동로봇을 일상생활 영역으로 확산하기 위한 법적 기반 마련에 속도가 붙는다.
국토교통부는 국회 협력을 통해 '이동로봇의 안전한 이용 및 상용화 촉진을 위한 특별법안' 제정을 추진한다고 12일 밝혔다. 오는 13일 경기 성남 판교테크노밸리에서 삼성전자와 현대자동차, 네이버, SK텔레콤, 레인보우로보틱스 등 43개 기업과 한국로봇융합연구원이 참여하는 설명회를 열고 업계 의견을 수렴한다.
이동로봇은 배송을 비롯해 주차, 전기차 충전, 운반, 보안, 유지보수 등을 수행하며 실내외 공간을 자율주행하거나 원격으로 움직이는 로봇이다. 관련 기술은 빠르게 발전했지만 실제 생활공간과 산업현장의 시설·제도가 로봇 운행을 충분히 수용하지 못하면서 상용화에 제약이 있다는 게 정부 판단이다.
특별법안은 기존 공간·시설 관련 규제를 이동로봇 활용에 맞게 개선하는 데 초점을 맞춘다. 건축물과 공동주택, 주차장, 실외공간, 건설현장 등에서 이동로봇을 활용할 수 있도록 제도적 근거와 특례를 담을 예정이다. 로봇이 특정 실증구역을 벗어나 다양한 생활·산업 공간에서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도록 길을 터주는 것이다.
상용화 확대에 맞춰 안전관리 체계도 구축한다. 이동로봇이 활용되는 공간과 서비스 특성을 고려해 분야별 운영·안전관리 기준을 마련하고 사고 발생 시 책임과 대응체계를 명확히 할 계획이다. 사고 조사체계도 별도로 마련해 로봇 운행 확대에 따른 안전 우려를 줄인다.
국토부는 설명회에서 나온 기업 의견을 국회 법안 발의와 심사 과정에 전달하고 관계부처 협의를 거쳐 제도의 실효성을 높일 방침이다. 특히 현장에서 기업이 겪는 공간·시설·인프라 규제를 지속적으로 발굴해 산업 혁신과 국민 안전을 함께 고려한 제도로 정비한다.
김윤덕 국토부 장관은 “이동로봇 기술이 아무리 발전해도 실제 생활공간에서 자유롭게 움직이며 서비스를 제공할 수 없다면 상용화로 이어지기 어렵다”며 “로봇을 개발하는 단계를 넘어 일상공간을 로봇과 사람이 함께 공존할 수 있는 공간으로 바꾸는 제도적 준비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박효주 기자 phj20@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