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공지능(AI) 인프라 병목은 AI로 해소해야 한다는 전문가 제언이 나왔다. 반도체부터 데이터센터까지 AI 인프라 발열과 전력 소모를 줄일 수 있는 'AI 기반 설계 자동화'와 '디지털 트윈' 기술이 방법론으로 제시됐다.
한국마이크로전자패키징학회(KMEPS) 주관으로 20일 서울 강남구 과학기술컨벤션센터에서 열린 '2026 해동 패키징 기술 포럼'에서 학계 전문가들은 AI 인프라 성능 고도화를 가로막는 요인으로 '발열'을 꼽았다.
'AI 에이전트 시대의 HBM·HBF·HBS 메모리 계층구조 혁신'을 주제로 발표한 김정호 KAIST 교수는 발열이 AI 확산의 발목을 잡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시스템 반도체뿐만 아니라 메모리까지 3차원(3D) 구조로 적층되면서 발열 관리 중요성이 한층 커졌다고 설명했다. 반도체를 많이 쌓을수록 열 방출이 어려워지고 이는 성능 악화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발열을 잡지 못하면 AI 성능을 제대로 내지 못한다는 의미다.
김 교수는 현재 D램을 적층한 HBM 외에도 낸드 플래시를 적층한 HBF, S램을 쌓은 HBS가 AI 시대 차세대 메모리로 급부상할 것이라고 예고하고 열 관리에도 혁신 기술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가 주목한 건 AI 설계 자동화다.
김 교수는 현재 연구실에서 활용 중인 'HBM 디자인 AI 에이전트'를 사례로 제시하며 AI를 통한 열 방출 최적화 구조를 구현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고방열 아키텍처와 함께 복잡해지는 패키징 설계를 스스로 수행하고 물리 법칙 기반으로 최적의 설계안을 도출하는 AI 설계 도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성동 서울과학기술대 교수도 첨단 반도체 패키징 업계에서 발열 관리가 최대 화두로 떠올랐다고 밝혔다. 세계 권위의 패키징 학회인 'ECTC 2026' 기술 동향을 집중 분석한 김성동 교수는 “현재 AI 시장에서는 AI 인프라 성능 고도화보다는 발열 관리에 더 집중하고 있다”며 “공동패키징광학(CPO)과 시스템·기술 공동 최적화(STCO)가 대표 사례”라고 강조했다.
CPO는 전기 신호를 빛으로 전환해 성능과 전력 효율성을 높이는 기술이다. 특히 기존 구리 선 기반 연결 구조 대비 발열을 최소화할 수 있다. STCO는 발열 제어를 포함한 성능을 최적화할 수 있는 구조다. 김 교수는 최근 AI 업계에서 STCO를 목표로 기술 개발과 제품 상용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고 평가했다.
그는 발열 제어와 STCO 구현을 위한 AI 기술 활용을 강조했다.
김 교수는 “단순한 데이터 통계나 보조 시뮬레이션을 넘어 AI 기반 디지털 트윈 시스템으로 전환이 가속화되고 있다”며 “물리정보신경망(PINN)과 심층 강화학습을 결합해 기판 휨이나 전력공급망(PDN)을 자율 설계·최적화하는 기술이 급부상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권동준 기자 djkw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