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IST-KENTECH, 전기 7배 덜 먹는 차세대 AI 반도체 소자 개발

인공지능(AI) 분석으로 확인한 나노 입자의 규칙적인 배열.
인공지능(AI) 분석으로 확인한 나노 입자의 규칙적인 배열.

광주과학기술원(GIST·총장 임기철)은 이상한 신소재공학과 교수팀이 오명환 한국에너지공과대학교(KENTECH) 에너지공학부 교수팀과 공동으로 산화코발트 단결정 나노입자를 규칙적으로 배열하고 입자 사이의 미세한 틈을 정밀하게 제어해 안정적으로 작동하는 차세대 휘발성 멤리스터를 개발했다고 25일 밝혔다.

멤리스터는 가해진 전압이나 전류에 따라 저항 상태가 변하는 특성을 이용해 정보를 저장하거나 처리할 수 있는 차세대 전자소자다. 기존 산화물 기반 휘발성 멤리스터는 전기 자극을 받으면 소자 내부에 전류가 집중적으로 흐르는 가느다란 길, 즉 전도 경로가 만들어졌다가 사라지는 방식으로 작동한다. 이 경로가 매번 다른 곳이나 다른 형태로 만들어질 수 있어 소자마다 동작 특성이 달라지는 문제가 있었다.

연구팀은 전류가 흐르는 길을 작동할 때마다 새로 만들지 않고, 소자를 만들 때부터 정해 두는 방법에 주목했다. 전류가 무작위로 새로운 길을 만드는 대신, 나노입자 사이의 일정한 틈을 따라 흐르도록 구조를 설계한 것이다. 약 10나노미터(㎚) 크기의 산화코발트 단결정 나노 입자를 바둑판처럼 규칙적으로 배열하고, 입자 사이에 평균 약 3㎚의 균일한 나노 틈이 반복되는 구조를 구현했다. 이 나노입자 배열을 두 전극 사이에 넣어 멤리스터 소자를 제작했다.

새로 개발한 멤리스터는 약 10나노암페어(㎁)의 매우 낮은 전류에서 작동했으며, 100회 연속 측정에서도 스위칭 전압의 변동계수가 9% 미만에 그쳐 높은 동작 균일성과 재현성을 보였다. 나노 틈 크기를 조절하면 멤리스터가 작동하는 전압도 바꿀 수 있는지도 확인했다. 나노 틈을 약 3 ㎚에서 약 1㎚로 좁히자, 스위칭이 시작되는 평균 전압도 8.75 V에서 1.20 V로 약 7분의 1 수준까지 낮아졌다.

왼쪽부터 이상한 GIST 교수, 오명환 KENTECH 교수, 오인혁 GIST 박사과정생, 황준범 GIST 박사, 강민우 KENTECH 석박사통합과정생.
왼쪽부터 이상한 GIST 교수, 오명환 KENTECH 교수, 오인혁 GIST 박사과정생, 황준범 GIST 박사, 강민우 KENTECH 석박사통합과정생.

전기 자극의 세기와 시간에 따라 서로 다른 두 가지 회복 특성도 관찰했다. 이러한 빠른 회복은 전자의 빠른 이동이나 계면에 붙잡혀 있던 전자의 방출 등 전자적 과정, 느린 회복은 나노 입자 사이 접합부에서 이동한 이온이 다시 확산하는 과정과 관련된 것으로 해석했다. 이러한 특성은 시간에 따라 변하는 신호를 처리하는 뉴로모픽 정보처리 소자 등에 활용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이번 연구는 전자소자의 성능이 '무엇으로 만드는가'라는 소재의 특성뿐 아니라 나노입자를 '어떻게 배열하는가'라는 구조에 따라서도 달라질 수 있음을 보여주며 ㎚ 수준의 구조를 정밀하게 설계해 사람 뇌룰 닮은 차세대 인공지능(AI) 반도체 소자 활용 및 설계의 새로운 방향을 제시한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이상한 교수는 “이번 연구는 기존에는 전류 흐름을 불규칙하게 만들 수 있는 요소로 여겨졌던 나노입자 사이의 틈을 오히려 소자의 동작을 제어하는 설계 요소로 활용했다는 데 의미가 있다”며 “낮은 전류에서 안정적으로 작동하면서 서로 다른 시간대의 회복 특성까지 확인한 만큼 향후 저전력 뉴로모픽 소자 개발에 활용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전남광주=김한식 기자 hskim@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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