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패 경험을 자산으로 다시 창업에 나서는 재창업자의 정책지원 공백이 크게 줄어든다. 개인사업자가 폐업한 뒤 같은 업종으로 다시 사업을 시작할 경우 창업기업으로 인정받지 못했던 기간이 기존 3년에서 1년으로 단축된다. 빠르게 변화하는 창업 환경에 맞춰 재도전까지 걸리는 시간을 줄이고, 실패 경험과 사업 노하우가 사장되지 않도록 재창업의 문턱을 낮추겠다는 취지다.
중소벤처기업부는 25일 폐업 후 동종 업종 재창업 시 창업 불인정 기간을 단축하는 내용의 '중소기업창업 지원법 시행령' 일부개정안이 국무회의에서 의결됐다고 밝혔다.
현행 제도에서는 개인사업자가 사업을 접은 뒤 동일 업종의 개인 또는 법인사업자를 다시 설립할 경우 폐업 후 3년이 지나야 새로운 창업기업으로 인정받을 수 있다. 중복적인 창업지원사업 수혜를 막기 위해 마련된 규정이지만, 재창업자 입장에서는 기존 사업 경험을 토대로 곧바로 재도전에 나서더라도 상당 기간 정부 창업지원의 사각지대에 놓일 수밖에 없었다.
특히 인공지능(AI)을 비롯한 신기술 확산과 산업 간 융복합으로 사업 환경과 시장 변화 속도가 빨라지면서 3년이라는 제한 기간이 현실과 맞지 않는다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돼 왔다. 실패 원인을 분석하고 사업모델을 보완해 같은 분야에서 다시 도전하려는 창업자에게 오히려 긴 공백을 강제한다는 것이다.
실제 중기부의 '2025년 창업기업 실태조사'에 따르면 동종 업종 재창업에 필요한 준비기간은 평균 10.8개월로 조사됐다. 현행 3년의 제한 기간과 실제 재창업 준비기간 사이에 2년가량 차이가 발생하는 셈이다.

이에 중기부는 동종 업종 재창업 시 창업 불인정 기간을 기존 3년에서 1년으로 대폭 줄이기로 했다. 폐업 후 1년이 지나면 같은 업종으로 다시 사업을 시작하더라도 신규 창업기업으로 인정받아 정부의 각종 창업지원사업에 참여할 수 있는 길이 열리는 것이다.
이번 제도 개선은 단순히 창업기업 인정 범위를 확대하는 것을 넘어 '실패 후 재도전'에 걸리는 정책적 공백을 줄이는 데 의미가 있다. 창업자가 첫 사업에서 축적한 기술과 시장 경험, 거래처 및 사업 운영 노하우 등을 활용해 시장에 신속하게 재진입할 수 있도록 제도적 기반을 마련했다는 평가다. 특히 기술과 시장 변화 주기가 짧아진 상황에서 실패 경험을 새로운 사업의 자산으로 활용하는 '경험 기반 재창업'이 한층 활발해질 것으로 기대된다.
개정 시행령은 오는 9월부터 시행될 예정이다. 제도 시행 이전에 이미 사업을 시작한 기업에도 소급 적용된다. 시행 전에 사업을 개시했더라도 사업 개시 후 7년이 지나지 않은 기업이라면 개정된 창업 인정 기준을 적용받을 수 있다.
조경원 중기부 창업정책관은 “이번 시행령 개정을 통해 실패 후 공백기를 최소화해 재창업을 활성화하고 창업생태계의 선순환 구조가 조성될 것으로 기대한다”며 “앞으로도 현장의 목소리를 반영해 창업 활성화를 위한 제도 개선을 계속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성현희 기자 sunghh@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