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공공조달 기술평가에 인공지능(AI)이 본격 투입된다.
방대한 기술자료를 AI가 먼저 분석하고 평가위원에게 핵심 정보를 제공해 보다 객관적이고 신속한 심사를 지원하는 방식이다.
조달청은 공공조달 심사·평가 과정에서 객관적이고 타당한 평가 결과를 도출하기 위해 연구개발 중인 'AI 기반 기술평가 지원시스템' 실증 테스트에 착수한다고 26일 밝혔다.
이번 실증 대상은 우수제품 지정심사와 협상계약 제안서 평가다.
AI 기반 기술평가 지원시스템은 우수제품 지정심사에 제출되는 규격서와 협상계약 제안서 등 방대한 기술자료를 AI가 분석해 평가에 필요한 핵심 정보를 추출하고, 평가위원의 의사결정을 지원하는 시스템이다.
우수제품 지정심사에서는 최근 지정된 동일 품목의 규격서를 AI가 분석해 신청제품과 기존 지정제품의 기술·성능을 비교한 분석표를 제공한다.
평가위원은 제품별 주요 기술과 성능의 차이를 한눈에 확인할 수 있으며, 필요한 기술정보와 관련 내용을 빠르게 찾아볼 수 있는 스마트 검색 기능도 이용할 수 있다.
협상계약 제안서 평가에서는 AI가 먼저 제안요청서의 주요 기술과 요구사항을 추출한 뒤 입찰 제안서를 분석한다.
이를 통해 제안요청서 요구사항 충족 여부, 제안서별 주요 강점, 핵심 기술내용 등을 평가위원에게 제공한다.
여기에 관련 분야의 최신 기술동향을 확인할 수 있는 정보 제공 기능과 평가 지원 챗봇도 마련해 평가위원이 방대한 제안서에서 필요한 정보를 빠르게 찾을 수 있도록 지원할 예정이다.
조달청은 먼저 올해 제3회 우수제품 지정심사(8월 26일~9월 18일)에서 11개 품목을 대상으로 AI가 생성한 기술·성능 비교분석표를 평가위원에게 시험 제공한다.
9월에 정보화사업 협상계약 제안서 평가 5건 이상을 대상으로 AI 분석 결과를 제공해 실제 평가 현장에서 시스템의 정확성과 활용성을 검증한다.
AI 활용에 따른 부작용을 막기 위한 안전장치도 마련했다.
AI가 사실과 다른 내용을 생성하는 이른바 'AI 환각(Hallucination)'과 분석 오류를 최소화하기 위해 AI 분석 결과의 근거가 되는 원문 위치를 평가위원이 직접 확인할 수 있도록 했다.
또 AI가 제공하는 분석 결과가 평가위원의 독립적인 판단을 침해하지 않도록 모든 분석자료에 '평가 참고용 보조자료'라는 점을 명확히 표시할 계획이다.
AI가 평가를 대신하는 것이 아니라 평가위원이 더 정확하게 판단할 수 있도록 '자료를 읽고 정리하는 역할'을 맡는 것이 시스템의 핵심이다.
공공조달 심사의 속도와 정확성을 동시에 높이면서 AI 기반 행정의 활용 범위를 넓히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조달청은 실증 과정에서 발견되는 개선사항을 반영해 시스템을 지속적으로 고도화하고, 향후 혁신제품 지정 등 다른 공공조달 심사·평가 분야로 적용 범위를 단계적으로 확대할 방침이다.
김지욱 디지털공정조달국장은 “AI 기반의 정밀한 분석 자료가 평가위원에게 제공됨으로 더욱 객관적이고 합리적인 기술평가 체계가 구축될 것으로 기대한다”며 “지속적인 실증과 보완을 통해 공공조달 평가의 신뢰도를 높이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양승민 기자 sm104y@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