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SK하이닉스가 미국 1호 생산기지 건립을 위한 첫 삽을 떴다.
SK하이닉스는 27일(현지시간) 미국 인디애나주 웨스트 라피엣에서 곽노정 대표를 비롯한 주요 경영진이 참석한 가운데 인디애나 팹 기공식을 가졌다. 기공식은 기초 공사를 마치고 상부 구조물 공사로 넘어가는 전환점에 맞춰 열렸다.
인디애나 팹은 SK하이닉스의 미국 내 첫 생산기지이자, 해외 첫 고대역폭메모리(HBM) 패키징 거점이다. 웨이퍼를 만드는 전공정이 아니라 후공정이 주요 역할이다. 한국에서 생산한 D램 다이를 가져와 적층·조립하는 어드밴스드 패키징을 담당한다.
팹 투자 규모는 당초 38억7000만달러(약 5조2000억원)에서 최근 약 40억달러로 확대됐다. 부지는 퍼듀 리서치파크 내 133.5에이커다. 2028년 하반기부터 차세대 HBM 양산에 들어간다.
시설 인력은 1000명 이상, 건설을 포함한 직·간접 고용은 최대 7000명 수준으로 추산된다. 미국 정부는 반도체과학법(CHIPS Act)에 따라 직접 보조금 최대 4억5800만달러와 대출 5억달러를 지원하기로 했다.
현재 SK하이닉스는 국내 이천·청주와 중국 우시·대련에 전공정 공장을, 이천·청주에 후공정 공장을 두고 있다. 인디애나 팹은 미국에 만드는 첫 HBM 첨단 패키징 양산 라인이라는 점에서 상징성이 크다.
SK하이닉스가 미국 현지에서 제품을 완성하는 기업으로 자리 잡도록 해주는 거점이다. HBM 성능이 패키징 품질에 좌우되는 만큼, 최종 조립을 미국 고객 가까이에서 수행하는 구조를 만들어 경쟁 우위를 확보할 수 있다. 엔비디아를 비롯한 AI 가속기 고객과의 거리를 줄여 공급 안정성도 높인다.
패키징 공장을 통해 미국 인디애나 현지 퍼듀대와 첨단 패키징·이종집적 연구개발(R&D)을 추진한다는 점도 의미가 깊다. 퍼듀대는 '퍼듀 버크 나노테크놀로지 센터'를 보유한 미국 내 반도체 패키징 주요 연구 거점이다. 공장 가동에 필요한 엔지니어·기술 인력 파이프를 가까운 거리에서 공급할 수 있다는 측면에서 인디애나 팹은 단순 조립 기지를 넘어 미국 내 R&D 전초기지로 읽힌다.
앞서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지난 2022년 7월 조 바이든 당시 미국 대통령과 공개 통화에서 미국 내 대규모 투자를 약속했다. 이후 2024년 4월 퍼듀대에서 인디애나주 및 미 정부 관계자와 투자협약식을 열고 계획 추진을 공식화했으며, 이어 8월에 미국 상무부와 보조금 지원에 대한 예비거래각서(PMT)를 체결했다. 올해 2월부터 공사 부지 현장에 울타리를 설치하고 4월 파일 항타와 콘크리트 기초 타설에 돌입했다.
업계 관계자는 “완공까지 아직 시점이 2년여 이상 남은 점, 한국 내 용인·청주 투자와 비교하면 규모는 다소 크지 않은 점을 고려할 때 메모리 공급 부족 해소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수 있다”면서도 “이번을 시작으로 SK하이닉스의 미국 내 투자 확대 여부에 업계 관심이 큰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형두 기자 dudu@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