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부의 포용금융 정책 기조에 고신용자의 금리는 오르고, 저신용자의 금리는 하락하는 현상이 일어나고 있다. 일부 은행 금리에서는 저신용자의 금리가 고신용자의 금리보다 더 낮은 경우도 발생했다.
본지가 7월 기준 은행 신용대출과 카드사 카드대출에서 신용점수 구간별 금리를 분석한 결과, 전년동기 대비 은행사는 700점 이하 구간에서 카드사는 800점 미만 구간에서 각각 금리가 하락했다. 반면 은행사 700점 초과, 카드사 800점 초과 구간에서는 모두 금리가 상승했다.
은행 카드사별 대출금리가 크게 줄어든 구간에는 차이가 있지만, 신용점수가 높을수록 금리가 오르고 낮을수록 금리가 하락했다는 점은 동일하다.
5대 시중은행이 취급한 신용대출에서는 600점 이하 신용점수에 부과하는 대출금리가 크게 감소했다. 600점 이하는 전년 동기 대비 1.09% 감소했고, 601~700점은 0.03% 감소했다. 반면 701~800점은 0.71%, 801~900점은 0.82%, 900점 초과는 0.76% 상승했다.
8대 전업카드사가 취급한 대출에서도 800점 초과 신용점수 평균금리는 올랐지만, 800점 미만 신용점수 평균금리는 하락했다. 900점 초과 구간은 1.23% 상승, 801~900점은 0.37% 상승했다. 반면 701~800점은 0.25%, 601~700점은 0.29%, 501~600점은 0.29% 하락했다.
저신용자들을 대상으로 한 대출금리가 낮아지며 고신용자와 저신용자간 대출금리 격차도 크게 줄었다. 5대 은행권 대출에서 900점 초과와 600점 이하 신용점수 구간별 금리 차이는 지난해 5.13%에서 올해 3.28%로 줄었다. 8대 카드사 대출에서는 7.71%에서 6.19%로 줄었다.
일부 은행사가 취급한 신용대출에서는 저신용자의 금리가 더 낮게 책정되는 역전 현상도 발생했다. 7월 기준 NH농협은행 신용대출 금리는 600점 이하가 7.99%로 601~650점(8.32%)보다 낮았다. 신한은행 신용대출 금리도 600점 이하가 7.38%로 601~650점(7.89%)보다 낮았다.
정부의 대출규제 정책으로 신용도를 기반으로 책정되는 대출금리 시스템이 흔들리고 있다. 정부는 전체 가계대출 규제는 강화하면서 중저신용자들을 대상으로 한 중금리대출에 대해서는 총량 규제 적용을 하지 않기로 했다. 하반기에도 중저신용자들에게 유리한 대출금리가 형성돼 고신용자와 대출금리 격차가 줄어들 전망이다.
업계에서는 중저신용자들에 대한 낮은 금리 적용이 연체율 증가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에 대해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김상훈 국민의힘 의원실이 금융감독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 5월말 중저신용자 은행 신용대출 연체율은 2.32%로 전체 가계대출 연체율(0.45%)의 5배에 달했다.
금융업계 관계자는 “중금리대출이 늘어나면 연체율이 높아질 수 있어 업계 재정건전성까지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정부와 금융당국이 중저신용자에게 낮은 금리를 적용하는 것을 중시해 업계가 동참은 하고 있지만 부작용이 분명히 생길 것”이라고 말했다.


김신영 기자 spicyzer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