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 2기 개각] '혁신기업 편' 이소영, 중기부 장관 후보자로…규제개혁·벤처 활성화 시험대

유니콘팜 창립부터 타다·로톡·닥터나우까지 신산업 규제개선 목소리
역대 5번째 여성 장관 후보…'모두의 창업' 고도화·코스닥 개편 등 현안 산적

이재명 대통령이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후보자로 이소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을 지명하면서 두 달간 이어진 중기부 수장 공백이 해소 수순에 들어갔다. 스타트업과 플랫폼 등 신산업을 둘러싼 규제 갈등에서 꾸준히 '혁신기업의 편'에 서왔던 재선 의원을 전진 배치했다는 점에서 중소·벤처 정책에도 상당한 변화가 예상된다. 개인정보 유출 사고로 차질을 빚은 '모두의 창업' 정상화부터 신산업 규제 개선, 벤처투자와 회수시장 활성화, 기술 중소기업의 코스닥 퇴출 우려 해소 등 풀어야 할 과제도 만만치 않다.

이 대통령은 30일 이 의원을 중기부 장관 후보자로 지명했다. 한성숙 전 장관이 지난 6월 30일 물러난 지 61일 만이다. 중기부는 그동안 노용석 제1차관의 장관 직무대행 체제로 운영돼 왔다.

이소영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후보자 〈청와대 제공〉
이소영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후보자 〈청와대 제공〉

1985년생인 이 후보자는 성균관대 법학과를 졸업하고 제51회 사법시험에 합격한 변호사 출신 재선 의원이다. 제21·22대 국회의원을 지내며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위원, 예산결산특별위원회 간사, 민주당 대변인 등을 맡았다.

이 후보자가 국회에서 보여온 행보를 감안하면 이번 인선은 정부의 중소벤처 정책에서 '혁신'과 '규제개혁'에 한층 무게를 싣겠다는 신호로 읽힌다. 이 후보자는 초선이던 2020년 스타트업 지원을 위한 국회의원 모임 '유니콘팜' 창립 멤버로 참여했다.

신산업과 기존 산업 간 이해관계가 충돌할 때도 적극적으로 목소리를 낸 던 인물로 꼽힌다. '타다금지법' 통과 당시에는 국회의원이 아니었지만 원내 입성 이후 타다 사태에 대한 정치권의 반성과 성찰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지속적으로 밝혀왔다. 변호사단체와 법률서비스 플랫폼 로톡의 갈등에서는 플랫폼의 길을 열어줘야 한다며 이른바 '로톡법'을 대표 발의했고, 22대 국회에서도 1호 법안으로 다시 내놨다.

비대면 진료 플랫폼을 둘러싼 논란에서도 규제로 혁신을 막아서는 안 된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최근 이른바 '닥터나우 금지법'의 국회 본회의 처리 과정에서는 직접 반대토론에 나서기도 했다. AI와 플랫폼 등 새로운 기술과 기존 제도가 빠르게 충돌하는 상황에서 이 후보자의 이 같은 정책 성향이 향후 중기부의 규제개선 정책에 어떤 변화를 가져올지 주목된다.

이 후보자는 이날 지명 직후 “대한민국은 새로운 성장의 길을 필요로 한다”며 “기회가 주어진다면 혁신에 대한 수용적 기반을 만들고 국민의 창의와 아이디어가 거침없이 세상의 변화로 이어지는 '혁신국가'로 나아가는 일에 헌신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이어 “대한민국 기업 1000개 중 999개가 중소벤처기업이고 노동자 10명 중 8명이 중소벤처기업에서 일하고 있다”며 “새로운 성장의 길의 시작도 끝도 중소벤처기업이 될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이 후보자가 국회 인사청문회를 거쳐 임명되면 중기부 출범 이후 다섯 번째 여성 장관이 된다. 1985년생인 만큼 세대교체의 상징성도 크다. 여성기업계도 젊은 세대의 시각과 여성 리더십을 국정에 적극 등용한 인사라며 환영의 뜻을 나타냈다.

다만 장관 공백이 두 달간 이어진 만큼 이 후보자가 취임 직후 풀어야 할 현안은 산적해 있다.

당장 중기부의 핵심 창업정책인 '모두의 창업'을 정상 궤도에 올려놓는 일이 급선무다. 1기 사업 과정에서 발생한 개인정보 유출 사고 여파로 2기 일정까지 지연되면서 사업 신뢰 회복과 후속 조치가 필요한 상황이다. 단순한 일정 정상화를 넘어 대규모 국민 참여형 창업정책의 고도화가 이뤄져야 한다.

중소·벤처기업의 규제개선도 핵심 과제다. AI와 플랫폼, 바이오 등 신산업이 빠르게 성장하면서 기존 법·제도와 충돌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이 후보자가 국회에서 신산업 규제 문제에 적극적으로 목소리를 내온 만큼 현장에서는 중기부가 부처 간 규제 조정 과정에서 보다 강한 역할을 해줄 것이라는 기대가 나온다. 기술탈취와 납품대금 문제 등 전통적인 중소기업 현안과 신산업 혁신을 동시에 챙겨야 하는 것도 과제다.

벤처·스타트업 생태계에서는 최근 회복세로 돌아선 투자시장의 흐름을 민간 중심의 지속 가능한 성장세로 연결해야 한다. 올해 상반기 벤처투자가 역대 최대 수준으로 확대된 만큼 민간 금융기관과 연기금, 기업 등의 자금을 벤처시장으로 추가 유입시키고 스케일업과 글로벌 진출, 인수합병(M&A) 등 회수시장까지 선순환 구조를 만드는 것이 관건이다.

코스닥시장 제도 개편을 둘러싼 기술 중소·벤처기업들의 우려도 풀어야 한다. 부실기업의 신속한 퇴출과 시장 신뢰 회복이라는 정책 방향에는 업계도 공감하지만, 시가총액 등 정량적 기준이 강화되면서 미래 성장성을 인정받아 기술특례로 상장한 기업까지 퇴출 압박을 받을 수 있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혁신기업의 원활한 상장과 부실기업 퇴출이라는 두 목표를 조화시키고, 기술기업의 특성을 반영한 자본시장 제도를 마련하기 위해 금융당국과 적극적으로 협의해야 한다는 요구가 나온다.

내수 부진으로 어려움을 겪는 소상공인과 중소기업의 경영 회복 역시 미룰 수 없는 과제다. 소비 위축과 인건비·원자재비 부담이 이어지는 가운데 소상공인의 경영 안전망을 강화하는 동시에 중소기업의 AI 전환과 디지털 전환을 지원해 생산성을 끌어올려야 한다.

성현희 기자 sunghh@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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