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RI 컨퍼런스 2026]50주년 ETRI, 새 반세기 비전 제시...AI·국가임무에 방점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은 창립 50주년을 맞아 'ETRI 컨퍼런스 2026'을 1일 서울 양재동 엘타워에서 열었다. 박세웅 ETRI 원장이 'ETRI가 지향하는 비전과 혁신방향'을 발표하고 있다. 박지호기자 jihopress@etnews.com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은 창립 50주년을 맞아 'ETRI 컨퍼런스 2026'을 1일 서울 양재동 엘타워에서 열었다. 박세웅 ETRI 원장이 'ETRI가 지향하는 비전과 혁신방향'을 발표하고 있다. 박지호기자 jihopress@etnews.com

'대한민국의 정보통신기술(ICT) 강국 도약 중요 순간마다 국가·국민이 필요로하는 기술을 만들어온 곳.' 박세웅 원장이 평가한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의 모습이다. 그 말처럼 ETRI는 1976년 설립 이래 50년이라는 긴 시간 다양한 ICT 핵심 기술을 개발하며 국가 성장의 기틀을 잡았다. ETRI는 이런 영광을 과거의 유산으로 남겨두지 않고자 한다. 인공지능(AI)이 주인공인 시대를 선도할, 또 다른 50년을 준비하고 있다. 그 복안의 면면을 1일 열린 'ETRI 컨퍼런스 2026'에서 제시했다. ETRI가 밝힌 이후 반세기의 비전과 AI 혁신 전략을 살펴본다.

1일, 서울 양재 엘타워 그레이스홀에서 열린 이번 ETRI 컨퍼런스 2026는 기관, 나아가 대한민국의 미래 혁신 전략을 엿볼 수 있는 자리였다.

매년 ETRI 컨퍼런스 행사에서 미래를 지향하는 기관의 모습들을 볼 수 있었지만, 특히 올해 행사는 ETRI 창립 50주년을 맞아, 새로운 50년을 열기 위한 ETRI의 변화 및 혁신 방향을 국민과 산·학·연에 제시하는 자리였다. ETRI가 그간 핵심 싱크탱크 연구기관으로서 국가 경제 성장과 산업 발전에 기여한 가운데, 앞으로도 AI 중심의 여러 국가적 임무를 수행하고 국가 전략기술을 개발하겠다고 밝혔다.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은 창립 50주년을 맞아 'ETRI 컨퍼런스 2026'을 1일 서울 양재동 엘타워에서 열었다. 박세웅 ETRI 원장이 개회사를 하고 있다. 박지호기자 jihopress@etnews.com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은 창립 50주년을 맞아 'ETRI 컨퍼런스 2026'을 1일 서울 양재동 엘타워에서 열었다. 박세웅 ETRI 원장이 개회사를 하고 있다. 박지호기자 jihopress@etnews.com

◇사람 위한 기술 구현 나선다

박 원장이 직접 '새로운 연구환경 속에서 ETRI가 지향하는 비전과 혁신 방향'을 주제로 새로운 기관 비전과 혁신 전략을 발표했다.

박 원장은 급속한 AI 기술 발전으로 기술이 인간 능력을 뛰어넘는 '특이점(Singularity)'에 가까워지고 있지만, 궁극적인 기술 발전 목적은 '사람을 위한 기술'에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새로운 기관 비전으로 'AI·DX 혁신으로 이끄는 함께 사는 따뜻한 세상'을 제시했다. AI·DX를 통해 사람의 일손을 돕고, 이동 편의를 높이며, 장애를 극복하고, 인간의 정보·지식의 범위를 확장하는 등 '사람을 위한 기술'을 구현해야 한다는 취지다.

이를 실현하기 위한 혁신 전략으로는 '4E 콤비네이션'을 내세웠다. △R&D 체질의 본질적(Essential) 혁신 △개방형 R&D 플랫폼을 위한 개방적 포용(Embracing) △연구본능을 자극하는 연구 활력(Exciting) 제고 △질적 성과와 글로벌 영향력 확대를 위한 탁월한(Excellent) 성장으로 기술·경영 혁신을 동시 추진한다는 전략이다. 혁신과 개방으로 조직의 활력을 높이고, 탁월한 성장을 이룬다는 것이다.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는 1일 열린 ETRI 컨퍼런스 2026에서 새로운 혁신 전략으로 '4E 콤비네이션'을 내세웠다. 혁신과 개방으로 조직의 활력을 높이고, 탁월한 성장을 이룬다는 복안이다.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는 1일 열린 ETRI 컨퍼런스 2026에서 새로운 혁신 전략으로 '4E 콤비네이션'을 내세웠다. 혁신과 개방으로 조직의 활력을 높이고, 탁월한 성장을 이룬다는 복안이다.

◇국가임무 중심 R&D로의 '대전환'

박 원장은 여러 중점 전략을 함께 내세웠는데, 그 첫 번째는 '연구사업체계 대전환'이었다.

그동안 ETRI를 비롯한 과학기술 정부출연연구기관(출연연)의 발목을 잡아왔다는 평가를 받는 '연구과제중심제도(PBS)' 폐지에 발맞춘 조치다. PBS 아래 출연연은 기관 구성원 인건비 확보를 위해 여러 수탁사업에 매진해 왔고, 기관 고유 임무나 국가전략 임무에 적극적이기 어려운 현실에 있었다.

이에 올해 기준 전체 연구사업의 22% 수준인 임무형 연구사업을 오는 2030년까지 90%로 확대한다는 것이 박 원장이 내세운 목표다. 반면에 올해 기준 78% 수준인 경쟁형 수탁사업은 2030년까지 10%로 감축한다.

이와 동시에 출연금 기반 인건비를 늘려, 기관 발전 기반을 확보한다. 올해 출연금을 통한 ETRI의 인건비 확보율은 26% 수준인데, 내년에는 41%, 2030년경에는 100%까지 확대할 수 있다는 예측이다.

이렇게 '임무중심 연구개발(R&D)로의 대전환'을 이루고 '국보급 연구성과' 창출에도 도전한다는 것이 박 원장의 포부다.

ETRI는 5대 중점분야를 중심으로 국가임무 전략을 수립, 대형 전략연구에 임할 계획이다.
ETRI는 5대 중점분야를 중심으로 국가임무 전략을 수립, 대형 전략연구에 임할 계획이다.

◇ '5대 중점분야' 역량 집중...특히 AI에 방점

박 원장은 △AI △피지컬 AI △입체통신 △공간결합 △ADX 등 중요, 유망한 '5대 중점 분야' 중심으로 국가임무전략을 수립하고, 신설 '전략연구기획단' 등을 활용해 대형 전략 연구를 기획한다는 계획도 전했다.

기존 연구부서 단위의 소규모 과제 기획에서 탈피해, 전사적인 통합기획 아래 국가임무 중심형 대형과제 기획을 추진한다는 것이다. 판을 키우면 성과 역시 대형화할 수 있다는 계산이다.

아울러 국가전략기술뿐 아니라 사회난제, 지역균형성장, 글로벌 협력, 출연연 간 융합 등으로 전략기획의 범위를 확대한다.

박 원장은 특히 AI 시대에 대응하는 연구에 적극 나서겠다고 밝혔다. AI가 연구성과 창출 핵심 주체로 거듭나는 'AI 과학자' 분야에서는 과학에 특화된 멀티모달 파운데이션 모델, 다양한 학문 연구 전주기에 도움을 주는 AI 연구동료를 개발한다.

AI 서비스 구현에 필요한 여러 요소들을 아우르는 'AI 고속도로' 분야에서는 6G 통합시연, 모바일 코어·유선망, AIDC 네트워크, AI-RAN 플랫폼, 네트워크 AI 모델, AI 위성망 등 기술개발을 추진해 국가 AI 서비스 생태계의 다양화를 노린다.

이와 함께 최근 가장 각광받는 피지컬 AI 분야에서도 로봇 파운데이션 모델(RFM)을 기반으로 유연한 로봇지능을 확보하고, 자율성장 AI 로봇 생태계와 소버린 로봇 데이터 구축에 나선다.

◇기관 경계 허물고, 다양한 경영혁신 도전

박 원장은 이밖에 국내 대학 및 타 출연연은 물론이고 해외 우수 연구기관과과도 경계를 허무는 '개방형 R&D 플랫폼' 구축의 의지를 표명했다. 아울러 차세대 신진연구자 육성, 평가·보상체계 개선, 연구밀착 행정지원, 연구자 행정부담 및 처우 개선, 연구성과 외부 활용도 제고, 톱티어 논문 게재 확대 등 다양한 세부 목표도 제시했다.

박 원장은 이들 여러 복안을 통해 ETRI, 나아가 대한민국의 새로운 50년을 개척하겠다고 피력했다. 그는 “ETRI는 AI 대전환이라는 새로운 변곡점에서 지난 반세기 동안 축적한 ICT 역량을 AI와 결합해 대한민국의 새로운 성장동력을 만들어야 한다”며 “연구기관과 대학, 기업의 경계를 넘어 개방·협력하면서 AI 과학자와 AIDC를 비롯한 국가적 임무를 선도하고, 대한민국이 AI 3대 강국으로 도약하는 데 필요한 핵심기술을 만들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이어 “ETRI는 기술의 진보가 사람의 행복과 국가의 성장으로 이어지도록 대한민국의 새로운 50년을 열어 가겠다”고 덧붙였다.

〈공동기획: 한국전자통신연구원·전자신문〉

김영준 기자 kyj85@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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