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은, 24년 묵은 환영철강 지분 '제값 찾기'…자산·수익·상대가치 따진다

장외가격 의존 않고 3개 가치평가 방식 종합…철강업·기업 특성까지 반영
국책은행·예보도 장기 보유 지분·부실자산 회수 속도

3대 국책은행. [사진= 전자신문 DB]
3대 국책은행. [사진= 전자신문 DB]

산업은행이 24년째 보유한 환영철강공업 지분의 '제값 찾기'에 나섰다. 단순 장외가격이 아닌 자산가치와 수익가치, 상대가치를 종합하고 철강업황과 기업 고유 특성까지 반영해 적정가치를 산출한다. 국책은행과 예금보험공사가 장기간 묶여 있던 구조조정·공적자금 자산 회수에 나선 가운데 매각에 앞서 객관적인 가격 근거를 확보하려는 움직임으로 풀이된다.

6일 금융권에 따르면 산업은행은 보유 중인 환영철강공업 보통주 109만4857주의 공정가치를 재산정하고 있다. 이번 평가에서는 장외시장에서 형성된 가격만을 기준으로 삼지 않고 △자산가치 △수익가치 △상대가치를 각각 산출한 뒤 이를 종합해 적정가치를 도출한다.

평가 과정에는 철강산업의 업황과 전망은 물론 환영철강의 재무·사업구조 등 개별 기업 특성도 반영한다. 산출된 가치와 평가 방법의 적정성에 대한 산업은행 외부감사인의 검증에도 대응할 예정이다. 비상장 주식이라는 특성상 시장가격만으로 적정가치를 판단하기 어려운 만큼 복수의 평가방식을 활용해 가격의 객관성을 높이려는 취지다.

산업은행은 2002년 기업 구조조정 과정에서 채권을 출자전환해 환영철강 지분을 확보했다. 2009년에도 해당 지분 매각을 추진했지만 경영권이 없는 비상장 소수지분이라는 한계로 원매자를 찾지 못했다. 이번 정밀평가는 과거 매각의 걸림돌이었던 가격과 시장성 문제를 보완하고 향후 지분 회수에 활용할 가격 기준을 마련하는 작업이라는 점에서 주목된다.

다른 국책은행도 비핵심·구조조정 출자자산 정리를 이어가고 있다. IBK기업은행은 보유 중인 한국투자금융지주 잔여주식 6만2300주(0.11%) 정리를 추진한다. 지난해 지분 대부분을 처분한 데 이어 남은 물량까지 매각하는 작업이다.

한국수출입은행은 금호타이어 구조조정 과정에서 확보한 출자전환 지분을 단계적으로 회수해왔다. 2010년 워크아웃 과정에서 채권단이 대출금을 출자전환했고 주식 처분 제한이 해제된 이후 수은도 보유주식을 장내에서 순차적으로 매각했다.

예금보험공사도 공적자금과 장기 부실자산 회수에 속도를 내고 있다. 지난 3월 SGI서울보증 주식 300만주를 시간외 대량매매 방식으로 처분해 1610억원을 회수했다. 외환위기 이후 투입된 공적자금 168조7000억원 가운데 지난 6월 말까지 123조원이 회수돼 누적 회수율은 72.9%다.

장기간 묶여 있던 캄보디아 캄코시티 자산 회수도 다시 추진한다. 예보는 부산저축은행 계열사 등이 보유한 캄코시티 관련 채권과 지분 매각 절차를 진행하고 있다. 원금과 이자 등을 합친 회수 대상은 약 7000억원 규모로 알려졌다.

금융권 관계자는 “산은·기은·수은의 보유지분과 예보의 공적자금·부실자산은 성격이 다르지만 장기간 묶인 자산을 현금화한다는 방향은 같다”며 “얼마나 빨리 파느냐보다 얼마나 제값에 회수하느냐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류태웅 기자 bigheroryu@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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