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형 장례식'까지 치렀는데…네팔 대홍수서 '60대 여성' 열흘만에 살아돌아왔다

네팔의 한 사원에서 시신 대신 인형을 만들어 장례식을 치르는 모습. 사진=AP 연합뉴스
네팔의 한 사원에서 시신 대신 인형을 만들어 장례식을 치르는 모습. 사진=AP 연합뉴스

지난달 26일 네팔 대홍수 당시 실종됐던 60대 여성이 열흘 만에 무너진 집 잔해에서 극적으로 구조됐다. 실종 기간이 일주일을 넘기자 가족들은 시신을 찾지 못한 채 인형을 만들어 장례까지 치렀지만, 기적적으로 생환한 것이다.

6일 네팔 재난위험경감관리청(NDRRMA)과 현지 매체 카트만두 포스트 등에 따르면, 누와콧 지역의 오래된 시장 마을 베트라와티에 거주하던 찬디카 슈레스타(64)는 지난 5일 무너진 집 잔해 아래에서 구조됐다.

슈레스타를 살린 것은 잔해 사이에서 들려온 희미한 울음소리였다. 베트라와티 마을의 도로 재건 작업에 투입됐던 네팔 무장경찰대는 이날 아침 잔해 더미 속에서 희미한 소리를 들었다. 경찰들은 즉시 진흙을 퍼내고 창문을 부순 뒤 잔해 속으로 들어갔다. 그 과정에서 슈레스타의 또렷한 목소리를 확인했고, 구조 작업을 이어갔다.

구조된 슈레스타는 네팔 육군 헬기를 통해 수도 카트만두의 병원으로 이송됐으며, 현재 입원 치료를 받고 있다.

지난달 26일 네팔 대홍수로 실종됐던 찬디카 슈레스타(64·왼쪽 아래)가 5일(현지 시각) 구조된 뒤 병원 후송을 기다리고 있다. 사진=EPA 연합뉴스
지난달 26일 네팔 대홍수로 실종됐던 찬디카 슈레스타(64·왼쪽 아래)가 5일(현지 시각) 구조된 뒤 병원 후송을 기다리고 있다. 사진=EPA 연합뉴스

슈레스타는 대홍수가 마을을 덮쳤을 당시 다른 가족 네 명과 함께 실종됐다. 가족들은 실종 8일째인 지난 2일 끝내 그를 찾을 수 없을 것이라고 판단했다. 결국 시신을 대신해 힌두교 의식에 사용되는 신성한 풀인 쿠샤를 엮어 인형을 만든 뒤 장례식을 치렀다.

네팔을 비롯한 힌두교·불교 문화권에서는 시신을 수습하지 못해 장례를 치르지 못하면 고인의 영혼이 제대로 구원받지 못한다고 여기는 전통이 있다. 이에 사망이 확실하지만 시신을 찾지 못한 경우에는 인형을 만들어 화장하며 고인의 영혼을 기리는 의식이 치러지기도 한다.

이번 대홍수로 대규모 실종자가 발생하면서 네팔 곳곳에서는 시신을 수습하지 못한 희생자들을 위한 인형 장례식도 잇따르고 있다. 장례식이 열리는 사원에는 실종자 가족들이 몰려들면서 자리를 구하기조차 어려운 것으로 전해졌다.

5일 기준 이번 대홍수로 인한 사망자는 1375명, 실종자는 5500여 명으로 집계됐다.

한편 슈레스타의 생환은 재난 현장에서 이른바 '골든타임'이 지난 뒤에도 생존자가 발견될 수 있다는 사실을 보여주는 극적인 사례가 됐다.

이상목 기자 mrlsm@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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