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정보보안시장 쓰나미, 방책 세워야

구글이 320억 달러에 인수한 클라우드 보안기업 위즈(Wiz)가 한국서 핵심 인력을 빨아들이며 보안시장 공략을 가속화하고 있다. 현대차, 이동통신사, 게임사 등 대형 기업을 고객사로 잇따라 확보한 데 이어 국내 영업을 본격적으로 키우는 모양새다.

비단 위즈뿐 아니라 팔로알토네트웍스, 아카마이, 일루미오 등 내로라하는 글로벌 보안기업이 금융권과 공기관, 주요 대기업을 가리지 않고 한국 내 영토를 확장하고 있다. 그동안 외산 보안솔루션 진입이 상대적으로 까다로웠던 공공·금융 영역마저 뚫리면서, 한국이 글로벌 빅테크 보안기업의 각축장으로 변모하고 있다.

이런 현실은 단순한 시장 점유율 수치를 넘어서는 의미를 지닌다. 최근 국가적 인공지능(AI) 전환(AX) 속도가 빨라짐에 따라 보안 분야의 요구사항과 산업 체질 역시 급속도로 고도화하는 추세다.

특히 반도체, 조선, 전력기기 등 대한민국 주요 산업이 글로벌 AI 확대의 열쇠를 거머쥐면서, 그에 발맞춘 글로벌 최고 산업·비즈니스 보안 체계 구축이 절실해졌다. 글로벌 보안기업으로선 이때 한국 주요 기업 기술과 데이터를 안전하게 지키는 방패를 구축한다면 그 이후 글로벌 공급망 전체로 확대해나갈 발판을 확보하는 셈이다.

세계 보안 시장에서 한국의 지위가 높아지는 반면, 우리 보안산업의 입지가 근저에서부터 흔들리고 있는 점은 특히 우려할 대목이다. 글로벌 보안기업은 막대한 자본력과 인력을 바탕으로 클라우드, 네트워크, 엔드포인트를 하나로 묶는 통합 플랫폼 전략을 펼치고 있다.

여기에 앤트로픽, 오픈AI 등 빅테크 AI 기업들과의 강력한 동맹을 통해 AI 보안 역량까지 압도적으로 끌어올렸다. 만약 이들이 'AI-보안 동맹'을 앞세워 한국 시장을 본격 공략할 경우, 국내 보안시장의 주도권은 송두리째 빼앗길 개연성이 크다.

여전히 단일 솔루션 중심에 머물러 있는 우리 기업들이 체급과 기술력에서 밀려 설 자리를 잃는다면, 한국 보안산업 생태계와 기반 자체가 무너질 수밖에 없다.

국가 보안의 핵심 열쇠를 외국 기업에 전적으로 의존하는 것은 치명적인 안보 위험을 초래한다. 이제는 더 이상 지체할 시간이 없다. 우리나라 보안업계는 기업 간 상호 협력과 적극적인 연구개발(R&D) 투자를 통해 자체 실력과 내공을 획기적으로 키워야 한다.

동시에 정부는 공공·산업 보안 생태계를 보호하고, 우리 보안기업들이 글로벌 수준의 플랫폼 역량을 다질 수 있도록 정책·제도적 지원을 아끼지 말아야 한다. 우리 보안산업의 기반이 무너지면 아무리 우리 실력으로 다다른 AI 강국도 사상누각에 불과해질 것이다.

사이버 보안 개념도
사이버 보안 개념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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