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구글이 품은 클라우드 보안업체 위즈(Wiz)가 한국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내고 있다. 국내 대형 고객사가 늘어나자 영업부터 기술 지원까지 현지 조직 전반을 키우고 있다. 위즈를 비롯한 글로벌 보안업체들의 한국 시장 공세가 거세지면서 국내 보안업계의 경쟁력 강화가 시급하다.
7일 업계에 따르면 위즈는 최근 한국 영업 총괄 책임자를 비롯해 대기업 고객 영업 담당자, 솔루션 엔지니어링 팀장, 선임 기술계정관리자 등 핵심 인력 채용에 나섰다.
위즈는 아마존웹서비스(AWS), 마이크로소프트 애저, 구글클라우드 등 여러 클라우드의 보안 상태를 한 곳에서 파악·관리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클라우드 보안업체다. 지난 3월 구글이 320억 달러(약 43조원)에 인수하며 세계적 주목을 받았다. 구글의 역대 최대 규모 인수합병으로 꼽힌다.
위즈는 별도 한국법인을 두고 있지 않지만 핵심 인력 채용을 통해 국내 조직을 확대하려는 것으로 해석된다. 위즈는 올해 현대차그룹에 이어 이동통신사·게임사 등 대형 고객사로 잇따라 확보하면서 인력 수요가 커진 것으로 풀이된다.
업계 관계자는 “위즈가 구글에 인수된 후 글로벌 시장 공략을 강화하는 상황 속 한국 역시 주요 진출국으로 택한 것으로 보인다”면서 “이미 주요 대기업을 고객사로 확보한 만큼 국내 솔루션 수요 증가에 따른 대응 차원에서 인력을 지속 늘릴 것”이라고 예상했다.
위즈의 사례를 비롯해 최근 몇 년 사이 글로벌 보안업체의 한국 시장 공략 수위가 높아지고 있다. 과거 상대적으로 외산 솔루션 진입 장벽이 높았던 금융권에서도 공급 사례가 늘었다. 최근 1~2년 사이 보안 사고를 겪은 이동통신사를 비롯한 기업도 여러 외산 보안 솔루션을 도입, 시스템을 보완한 것으로 파악된다.
공공 영역에서는 한국은행이 지난해 팔로알토, 일루미오 등 외산 솔루션을 도입하면서 시장에 큰 충격을 줬다. 아카마이는 국내 통신사와 삼성생명 등에 보안 솔루션을 공급하며 금융·통신 영역에서 점유율을 확대했다. 일루미오는 올해 신한카드·신한증권에 솔루션 공급을 추진하고 있다.
이들 글로벌 보안업체는 국내 기업보다 체급과 AI 모델 접근성 등에서 우위에 있다는 평가다.
팔로알토, 아카마이 등 글로벌 기업은 자본력과 인력 규모를 바탕으로 연구개발(R&D)에 지속 투자해왔다. 이를 기반으로 개별 보안 제품을 넘어 클라우드와 네트워크, 엔드포인트 등 여러 영역을 하나로 묶는 플랫폼 전략을 강화하고 있다. 미국 주요 보안업체들은 앤트로픽, 오픈AI 등과 협력해 자사 보안 솔루션의 취약점을 점검한 뒤 제품을 출시하며 AI 측면에서도 역량을 강화하는 중이다.
국내 기업도 외산 공세에 대비해 경쟁력을 높이는 데 주력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홍준호 성신여대 교수는 “국내 보안기업은 개별 영역에 특화된 단일 솔루션 중심인 경우가 많다”며 “다양한 보안 영역을 하나의 플랫폼으로 제공하는 글로벌 기업과 경쟁하려면 국내 기업 간 상호 협력을 강화해 대응 범위를 넓혀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진형 기자 ji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