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농림축산식품부가 축산물품질평가원·가축위생방역지원본부·축산환경관리원을 하나로 합쳐 '한국축산진흥공사(가칭)'를 신설한다. 생산부터 유통까지 세 기관에 흩어진 축산 현장지원 기능을 일원화하는 것이 골자다. 한국농어촌희망재단도 농림수산식품교육문화정보원에 통합한다.
농식품부는 9일 이 같은 내용의 산하 공공기관 기능개혁 방안을 발표했다. 축평원은 축산물 등급판정과 이력관리, 유통정보 제공을 맡는다. 방역본부는 방역 실태 점검과 축산물 위생관리를, 축산환경관리원은 가축분뇨 자원화와 축산환경 개선을 담당해왔다.
문제는 축산물 생산·유통 과정에서 업무가 기관별로 쪼개져 있다는 점이다. 생산단계만 해도 스마트축산과 이력관리는 축평원, 위생·방역은 방역본부, 분뇨·악취 관리는 축산환경관리원으로 나뉜다. 유통단계에서도 도축검사 지원은 방역본부, 등급판정과 이력관리는 축평원이 각각 맡는다.
농식품부는 이런 구조가 기관 간 정보 공유와 업무 연계를 떨어뜨리고 농가 불편까지 키웠다고 판단했다. 농가가 위생·방역·환경·이력관리 업무를 처리할 때마다 담당 기관을 따로 찾아야 하는 구조를 한 기관 중심으로 바꾼다.
새로 출범할 한국축산진흥공사는 축산위생·방역·환경·품질 등 생산·유통 전반의 현장지원 기능을 묶는다. 중복되는 행정지원 업무도 통합한다. 여기서 확보한 인력을 현장 업무에 재배치해 대응력을 높인다는 구상이다.
농정원과 희망재단도 한 조직으로 합친다. 농정원은 청년농 교육과 영농정착 지원 등 농업·농촌 인재육성 사업을, 희망재단은 농업계 대학생 장학금과 농어촌 복지사업을 수행해왔다.
특히 희망재단은 정부의 직·간접 지원액이 총수입의 절반을 넘는 등 공공기관 지정요건을 충족했지만 직원 11명의 소규모 기관이라는 이유로 지정되지 않았다. 이에 따라 경영공시 의무도 적용받지 않았다. 농식품부는 농정원 통합을 통해 운영비용을 줄이는 동시에 관리 사각지대를 해소한다.
사업도 다시 엮는다. 희망재단의 장학사업과 농정원의 청년농 지원을 연계해 예비농업인부터 청년농, 전문농업인으로 이어지는 성장단계별 지원체계를 구축한다. 농정원의 사업 운영·관리 기능에 희망재단의 민간 기부금 모집·전달 기능도 결합한다.
통합 작업은 이달부터 본격화한다. 농식품부는 '통합 추진 태스크포스(TF)'를 꾸리고 기관별 기능 조정과 법령 제·개정에 착수한다. 한국축산진흥공사 설립을 위해 별도 법률을 제정하고 축산법·가축전염병예방법·가축분뇨법 등에 흩어진 관련 규정을 통합·정비한다. 농정원 사업 범위를 조정하기 위한 농업·농촌 및 식품산업 기본법 개정도 추진한다.
통합 과정에서는 직원 고용승계를 보장하고 보수·복리후생 등 처우 개선을 원칙으로 삼는다. 노동조합과 협의를 병행해 기관 통합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인사·조직 문제도 조정할 방침이다.
박순연 농식품부 기획조정실장은 “이번 공공기관 통합은 분산된 기능을 효율적으로 연계해 수요자 중심으로 농정서비스를 개편하는 데 의미가 있다”며 “현장 중심의 농정 전달체계를 구축해 농업인과 국민이 체감할 수 있는 변화를 만들어 나가겠다”고 말했다.
박효주 기자 phj20@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