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머노이드 쏟아지는데…수출입 통계도 못내

韓, 별도 통관 분류코드 없어
中, 사족보행·어류로봇 구분
업계 “시장 맞는 기준 마련을”

한국·중국의 휴머노이드·사족보행로봇 통관 분류 체계
한국·중국의 휴머노이드·사족보행로봇 통관 분류 체계

세계적으로 휴머노이드 제품 출하량이 빠르게 증가하고 있지만 정작 국내 수출입 통계는 이같은 시장 변화를 전혀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 휴머노이드를 구분할 수 있는 별도의 통관 분류 기준이 없기 때문이다.

휴머노이드 시장 확대에 맞춰 통관·통계 기준을 서둘러 마련해야 한다는 요구가 빗발치고 있다.

9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산업통상부가 2028년 관세통계통합품목분류표(HSK) 개정을 앞두고 재정경제부에 휴머노이드와 사족 보행로봇의 별도 코드를 신설해달라는 의견을 제출한 것으로 파악됐다.

기존에는 기타 산업용 로봇으로 분류돼 일괄 통계를 집계하던 휴머노이드 실제 수출입 실태를 보다 면밀히 파악하기 위해서다.

글로벌 시장에서는 세계관세기구(WCO)가 정한 공통 체계(HS)에 따라 상품을 분류한다. 국제 공통으로 사용하는 6자리 코드에 각국의 필요에 따라 추가로 세분화할 수 있다. 한국은 공통 코드에 4자리를 더해 총 10단위의 HSK를 운용한다.

세계 최대 휴머노이드 생산국 중국은 올해 1월부터 '지능형 생체모방 로봇'을 별도 하위 분류로 신설했다. 휴머노이드뿐만 아니라 사족보행 로봇, 어류·조류까지 포함한다. 이에 따라 중국 해관총서는 올해 상반기에만 1만대가 넘는 '지능형 생체모방 로봇'을 수출했다고 발표했다.

반면 우리나라 HSK코드는 휴머노이드 완제품을 기타 산업용 로봇의 일부로 취급한다. 아예 산업용 로봇이 아닌 기타 기계류로 분류되는 경우도 있다. 액추에이터와 라이다 등 로봇 제조에 필요한 핵심 부품도 각각 다른 기준을 적용받는다.

업계 관계자는 “휴머노이드 완제품뿐만 아니라 액추에이터 등 핵심부품도 여러 품목 분류에 흩어져 있어 현재 통계만으로는 산업의 실제 수출입 구조를 파악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산업 구조가 커지고 있는 만큼 완성품과 핵심 부품을 식별할 수 있도록 제도를 정비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역설했다.

2028년부터는 글로벌 HS코드에 로봇청소기 분류가 공식 추가돼 국가 간 동일 기준으로 수출입 통계 비교도 가능해진다. 세계 시장에서 휴머노이드 등 생체모방형 로봇과 청소 등에 특화된 목적형 로봇을 공식 수출입 통계에서부터 완전히 구분한다는 의미다.

휴머노이드 시장의 성장 속도를 고려하면 별도 통계체계 요구 필요성은 더욱 커질 전망이다. 유니트리와 애지봇 등 중국 휴머노이드 기업은 한국 진출을 개시했다. 현행 통계로는 중국산 휴머노이드가 국내에 몇 대 들어왔는지, 수입액이 얼마인지조차 별도 확인이 어렵다. 향후 국내 기업의 휴머노이드 생산과 수출이 늘어나더라도 같은 문제가 반복될 수 있다.

휴머노이드 전용 코드가 신설되면 단순 수출입 통계를 넘어 통관 단계에서 제품 유형과 기능을 보다 명확히 식별할 수 있다. 특정 휴머노이드 품목군에 안전·보안·인증 심사 규제를 적용하는 데 용이하다.

정부 관계자는 “현재로서는 2028년 HS 개정에 따른 수요조사를 진행하는 단계”라면서도 “신설 수요가 많은 품목에 대해서는 적극적으로 코드 신설을 검토한다는 방침”이라고 말했다.

류근일 기자 ryuryu@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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