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성AI가 질문에 답하는 도구에서 업무를 판단하고 실행하는 에이전틱 AI로 확대되면서 기업 자동화의 관리 대상도 달라지고 있다. 기존 자동화가 정해진 규칙에 따라 반복 작업을 처리했다면 AI 에이전트는 문서를 해석하고 필요한 정보를 찾은 뒤 여러 시스템을 호출해 다음 작업을 결정한다.
AI 에이전트가 실제 업무에 참여하려면 로봇프로세스자동화(RPA)와 애플리케이션 프로그래밍 인터페이스(API), 업무 애플리케이션, 사람의 승인 절차를 연결해야 한다. 에이전트가 어떤 판단을 내렸고 어떤 시스템에서 무엇을 실행했는지 확인할 수 있는 기록과 통제 체계도 필요하다.
한국은 2026년 1월 인공지능기본법 시행에 들어갔으며 고영향 AI와 생성AI의 투명성·안전성 요건이 기업의 주요 검토사항으로 부상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같은 해 4월 산업·기술·생태계·안전·신뢰 분야가 참여하는 에이전틱 AI 얼라이언스를 출범시켰다.
그러나 기업 현장에서는 RPA와 API, 챗봇, 문서처리 도구를 서로 연결되지 않은 개별 시스템으로 운영하는 경우가 많다. 자동화가 부서와 업무별로 나뉘면 실행 상태와 오류 원인을 한곳에서 확인하기 어렵고 도구마다 권한과 보안정책, 운영 절차를 별도로 관리해야 한다.
가트너는 2030년까지 기업의 70%가 비즈니스 프로세스와 AI 에이전트, 로봇, API, 사람의 업무를 조율하는 통합 자동화 플랫폼으로 전환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를 '비즈니스 오케스트레이션 및 자동화 기술(Business Orchestration and Automation Technologies, BOAT)'로 정의했다.
유아이패스는 '유아이패스 마에스트로(UiPath Maestro)'를 중심으로 분산된 자동화 도구와 AI 에이전트, 사람의 업무를 하나의 운영 체계에서 조율한다. 프로세스 오케스트레이션과 RPA, 문서 인텔리전스, 에이전트 구축, 거버넌스 등 다섯 가지 기능을 유아이패스 플랫폼에서 함께 운영한다.
마에스트로는 전체 업무를 프로세스 단위로 구성하고 각 단계에 필요한 실행 주체를 배정한다. 규칙에 따라 반복하는 작업은 소프트웨어 로봇이 처리하고, 문서 해석과 정보 검색, 판단이 필요한 업무는 AI 에이전트가 맡는다. 승인과 예외 처리는 담당자에게 전달한다.

하나의 업무가 여러 애플리케이션과 부서를 거치더라도 시작부터 완료까지 진행 상태를 확인한다. 특정 단계에서 처리가 멈추거나 오류가 발생하면 해당 작업과 실행 주체, 연결 시스템을 추적한다. 사람이 개입해야 하는 시점과 후속 처리 대상도 같은 프로세스 안에서 관리한다.
마에스트로는 유아이패스가 제공하는 로봇과 에이전트뿐 아니라 서드파티 에이전트와 외부 시스템도 연결한다. 기업은 기존 업무 애플리케이션을 전면 교체하지 않고 그 위에 오케스트레이션 계층을 구성해 여러 자동화 기술을 통합할 수 있다.
기업이 AI 에이전트에 더 많은 업무를 맡길수록 실행 과정에 대한 가시성과 개입 수단이 중요해진다. 잘못된 판단이 결제와 고객 응대, 규제 업무, 데이터 변경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높은 자율성에는 권한 범위와 승인 조건, 예외 처리, 감사 기록이 함께 적용돼야 한다.
유아이패스는 에이전트와 로봇, 사람, 기업 시스템을 하나의 거버넌스 체계에서 관리한다. 관리자는 AI 에이전트가 수행하는 작업과 이용하는 데이터, 호출한 시스템을 확인하고 사전에 정한 조건을 벗어나면 실행을 중단하거나 사람의 검토 단계로 전환한다.
정형화된 업무와 자율 판단이 필요한 작업을 같은 방식으로 자동화하지 않는다는 점도 중요하다. 반복적이고 예측 가능한 처리는 RPA와 API가 담당하고, 상황에 따라 결과가 달라지는 업무는 AI 에이전트가 분석한다. 최종 책임이 필요한 결정에는 사람의 승인 절차를 배치한다.
업무 전 과정의 실행 이력이 한곳에 남기 때문에 조직은 결과만 확인하는 데 그치지 않고 어떤 에이전트와 로봇이 어떤 판단과 작업을 수행했는지 추적할 수 있다. 이는 금융과 의료, 공공처럼 데이터 처리 위치와 접근권한, 업무 책임을 확인해야 하는 환경에서 필요한 운영 기반이다.
코딩 에이전트는 자연어 요청을 바탕으로 코드를 작성하고 오류를 수정할 수 있지만 기업의 실제 운영환경에 적용하려면 테스트와 패키징, 배포, 접근통제, 예외 처리 절차가 필요하다. 코딩 결과물을 운영 가능한 자동화로 전환하는 과정이 수작업으로 남으면 개발 속도를 높여도 배포 단계에서 지연이 발생한다.
'유아이패스 포 코딩 에이전트(UiPath for Coding Agents)'는 클로드 코드와 오픈AI 코덱스를 비롯한 주요 코딩 에이전트를 유아이패스 플랫폼과 연결한다. 개발자는 선택한 코딩 에이전트로 자동화와 에이전트를 만들고 테스트와 패키징, 배포, 운영까지 이어갈 수 있다.
코딩 에이전트가 생성한 결과물도 기업의 권한과 보안정책, 거버넌스 절차를 거친다. 테스트 결과와 배포 상태, 실행 오류를 같은 환경에서 확인하며 운영 중 문제가 발생하면 예외 처리 절차와 담당자 검토를 적용한다.
이에 따라 자동화 대상을 결정한 뒤 실제 운영환경에 배치하기까지 여러 도구와 담당자를 거치던 절차를 줄일 수 있다. 과거 전담 기술인력이 별도로 처리하던 테스트와 배포, 운영 점검도 하나의 수명주기 안에서 관리한다.
매출주기관리(RCM)와 임상 지원 서비스를 제공하는 오메가 헬스(Omega Health)는 AI 에이전트와 RPA 봇, 사람의 감독을 결합해 매출채권 커뮤니케이션과 청구 거절 관리, 티켓 해결, 전자 지급 통지서(ERA) 입금 처리를 조율한다.
AI 에이전트가 문서와 업무정보를 분석하고 로봇이 시스템 작업을 수행하며, 판단이나 승인이 필요한 사안은 담당자가 검토한다. 오메가 헬스는 이를 통해 청구 거절과 미수금 문제를 더 빠르고 정확하게 처리하고 관련 비용을 낮췄다고 설명했다.
뉴질랜드 통신사 원 뉴질랜드(One NZ)의 기업용 모바일 프로비저닝 업무는 세일즈포스와 오라클, 내부 시스템에 걸쳐 있었다. 시스템 사이의 업무 인계가 단절돼 있었고 해외 인력 의존도도 높아 주문 처리 주기가 4~5일에 달했다.
원 뉴질랜드는 기존 시스템을 교체하지 않고 마에스트로를 오케스트레이션 계층으로 배치했다. AI 에이전트가 시스템 전반의 작업 순서를 조율하고 소프트웨어 로봇이 각 애플리케이션에서 필요한 업무를 실행하도록 구성했다.
회사는 5주 만에 시스템을 구축했으며 모바일 프로비저닝 시간을 10일에서 10분 이내로 줄였다. 여러 시스템에서 진행되는 업무 상태와 병목, 오류도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게 됐다. 원 뉴질랜드는 마에스트로 적용 범위를 재무와 리스크, 사기 방지 업무로 확대하고 있다.
유아이패스는 RPA와 API, AI 에이전트를 하나의 컨트롤 플레인에서 운영해 자동화 도구의 파편화와 관리 부담을 줄인다. 복잡한 정보 분석과 의사결정 업무를 에이전트에 배정하고 직원은 예외 검토와 승인, 고객 대응 등 사람의 판단이 필요한 업무를 맡도록 역할을 나눈다.
국내 기업은 마이크로소프트 애저 기반 한국 리전에서 운영하는 오토메이션 클라우드(Automation Cloud)와 자체 인프라에 구축하는 오토메이션 스위트(Automation Suite) 가운데 업무·보안 요건에 맞는 배포 방식을 선택할 수 있다. 데이터 저장·처리 위치와 운영 권한도 기업 정책에 따라 결정한다.
유아이패스는 금융 범죄 대응과 매출주기관리, 공공 부문을 중심으로 산업별 기능과 업무 모델을 확대할 계획이다. 산업마다 다른 규제와 데이터 처리 기준, 승인 절차를 자동화 과정에 반영하면서 클라우드와 온프레미스 배포 선택권을 유지한다.
기업별로 분산된 로봇과 API, AI 에이전트를 늘리는 데 그치지 않고 업무 전체의 실행 순서와 권한, 책임을 관리하는 것이 향후 전략의 중심이다. 유아이패스는 마에스트로와 코딩 에이전트 연계를 통해 자동화 개발부터 실제 운영, 통제까지 하나의 플랫폼으로 연결할 방침이다.
임민지 기자 minzi56@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