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제 전신주·변전설비서 현장 기술 경연…21개 시·도 열전
이형주 회장 “현장 기술인 실력이 곧 대한민국 전력산업 미래”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확산 등으로 전력수요가 급증하면서 전력망 확충이 국가적 과제로 떠오른 가운데 대한민국 전력망을 현장에서 완성하는 숙련 기술인 184명이 한자리에 모여 실력을 겨뤘다. 실제 전신주와 변전설비 등을 구현한 경기장에서 전국 21개 시·도 대표 선수들이 'AI 시대 전력망 기술'을 놓고 진검승부를 펼쳤다.
한국전기공사협회는 10일 충북 청주시 오송읍 협회 중앙회 특설경기장에서 '제34회 전국전기공사기능경기대회'를 개최했다. 1982년 제1회 대회를 시작으로 올해 44년째 이어진 국내 유일의 전국 단위 전기공사 기능경기대회다. 정부나 지방자치단체가 아닌 민간이 자율적으로 개최해왔으며, 올해는 선수 184명을 포함해 약 500명이 참석했다.
대회는 외선가공선·외선지중선·변전설비·태양광발전설비·산업제어·전기제어 일반부·학생부 등 7개 종목으로 진행됐다. 전국 21개 시·도회를 대표해 출전한 선수들은 실제 전력설비를 구현한 특설경기장에서 제한된 시간 안에 시공을 완성하며 정확성과 숙련도를 겨뤘다.
외선가공선 경기에서는 선수들이 실제 크기의 전신주에 올라 현장에서 수행하는 작업을 그대로 선보였다. 안전장비를 갖춘 선수들이 전신주를 오르내리며 시공 작업을 이어갔고, 외선지중선과 변전설비, 태양광발전설비 등에서도 각 분야 기술인들이 현장에서 갈고닦은 기량을 쏟아냈다.

올해 대회는 AI 데이터센터 건립 등으로 전력수요가 빠르게 증가하는 가운데 열려 의미를 더했다. 늘어나는 전력수요에 대응하기 위한 송·배전망 확충에 더해 재생에너지 확대에 따른 계통 보강, 노후 전력설비 교체 수요까지 맞물리면서 전력망을 실제 건설하고 유지하는 숙련 기술인력의 중요성도 커지고 있다.
현장에서는 긴장감 속에서도 동료 기술인들과 실력을 겨루는 참가 선수들의 열기가 이어졌다.
태양광발전설비 종목에 참가한 이창용 선수는 “큰 대회 규모에 놀랐다”며 “여러 동료 선후배들과 실력을 겨룰 수 있어 기쁜 마음”이라고 말했다.
외선가공선 종목에 출전한 박양규 선수는 “오랫동안 동료들과 손을 맞춰 한 작업을 보여주는 것임에도 경기라고 생각하니 긴장이 된다”며 “좋은 성적을 낼 수 있도록 동료들과 함께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이형주 한국전기공사협회장은 “국가 전력망을 실질적으로 완성해가는 전기공사업의 역할과 책임이 갈수록 무거워지고 있다”며 “현장 기술인의 실력이 곧 우리나라 전력산업의 미래임을 보여주는 뜻깊은 자리”라고 강조했다.
대회 종합우승은 전국 21개 시·도회별 종목 성적을 합산한 결과 대구광역시회가 차지했다. 종합 준우승은 강원특별자치도회, 종합3등은 충청북도가 이름을 올렸다. 종목별 입상한 선수들은 향후 국가기술자격을 취득하는 특전을 받게된다.

이준희 기자 jhle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