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영국 등 약 20개국 교육정책 담당자가 서울에 모여 교육 분야 인공지능(AI)의 책임 있는 활용 방안을 논의하고 국가별 이행계획을 마련했다.
AI 도입이 정책 설계 단계를 넘어 대규모 실행 국면으로 접어들면서 형평성과 안전, 인프라 등 기반 여건 확보가 각국 공통 과제로 부상했다는 판단에서다.
영국 외무·영연방·개발부(FCDO)와 영국문화원, 세계은행, 대한민국 정부, 마스터카드 재단은 지난달 31일부터 이달 4일까지 서울에서 '인공지능 글로벌 에듀테크 정책 아카데미'를 개최했다. 약 20개국 정책 담당자와 개발협력 파트너, 세계은행 관계자, 산업계 인사 등 150여명이 참석했다.
주제는 'AI와 교육·역량 개발의 미래: 정책에서 대규모 실행까지'다. 참가자들은 AI가 실질적 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 분야와 함께 초래할 수 있는 위험과 불평등, 책임 있는 활용에 필요한 안전장치와 기반 여건을 점검했다.
아카데미는 전통적 회의가 아닌 프로젝트 기반 실습형 학습 과정으로 설계됐다. 온라인 사전 준비와 5일간 집중 프로그램, 참가자 간 학습, 현장 방문, 후속 지원을 결합했다.
국가별 대표단은 실행에 중점을 둔 두 개 과정 중 하나에 참여했다.
국가 차원 교육 AI 전략을 수립·개정하는 대표단은 교육 우선순위와 거버넌스, 윤리, 파트너십, 재원 조달을 포괄하는 실행계획을 마련했다. 특정 AI 솔루션을 도입·확대하려는 대표단은 솔루션 선정과 시범사업 기준, 교원 연수, 인프라, 모니터링·평가를 담은 이행 청사진을 개발했다.
형평성과 포용성도 프로그램 전반의 주요 의제로 다뤄졌다. 네트워크 연결성과 인프라, 비용, 언어, 장애, 성별, 디지털 역량 등 장벽으로 소외될 수 있는 대상을 함께 검토했다.
크리스티안 보데비히 세계은행그룹 교육·역량개발 국장은 “AI가 제공하는 기회는 크지만 도입은 반드시 근거에 기반해야 한다”며 “무엇이 효과가 있는지, 어느 정도의 비용이 드는지, 누구에게 효과가 있는지를 파악해야 한다”고 말했다.
잭 민티 주한영국대사관 디지털 참사관은 “이러한 기회를 제대로 활용하려면 AI가 실질적인 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 분야를 신중하게 선택하는 동시에 위험을 관리할 강력한 안전장치를 갖춰야 한다”고 말했다.
한국교육학술정보원(KERIS)은 한국의 디지털 교육과 AI 관련 경험을 공유하고 국내 기관 현장 방문을 지원했다. 정제영 KERIS 원장은 “이번 아카데미의 진정한 성과는 여기에서 도출된 아이디어와 실행계획이 실제 정책과 현장의 의미 있는 변화로 이어지는지에 달려 있다”고 말했다.
사무엘 아델라 마스터카드 재단 중등교육·진로전환 담당 수석국장은 “청년들은 AI 기반의 미래에 적응할 준비를 하는 데 그치지 않고 그 미래를 함께 만들어갈 수 있는 역량과 기회를 가져야 한다”고 말했다.
참가 대표단은 이번 행사를 통해 자국 교육·역량개발 체계에서 추진할 구체적 전략과 이행 청사진, 후속 조치를 마련할 방침이다.
박준호 기자 junh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