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보유출 사태로 영업정지 제재를 받았던 롯데카드가 대주주인 MBK파트너스의 요청으로 수백억원 대의 중간배당을 한 것으로 알려져 논란이 되고 있다. 대규모 해킹 사고에 따른 당국 제재 뒤, 영업 재개를 하루 앞둔 시점에 대규모 배당이 이뤄지면서 적절성 논란도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롯데카드는 지난 15일 임시 이사회를 열고 382억 원 규모의 현금 배당을 의결했다. 롯데카드 지분은 MBK가 약 60%, 우리은행과 롯데쇼핑이 각각 20%씩 갖고 있다. 이번 배당은 대주주인 MBK파트너스의 요청에 따라 추진된 것으로 전해졌다.
롯데카드 측은 “주주 가치 제고 계획에 따른 주주 환원 및 당해년도 예상 실적, 자본 적정성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이번 중간 배당을 결정했다”는 입장을 전했다.
하지만 영업정지로 부담을 안고 있는 롯데카드가 MBK에 현금 배당을 하는게 적절하냐는 비판의 목소리가 나온다. 특히 MBK가 홈플러스 사태로 김병주 회장과 김광일 부회장 등 경영진이 검찰 조사를 받는 등 부정적인 여론이 여전한 와중에 영업정지 제재를 받은 회사에서 수백 억 원대의 배당을 챙겨가는 행보에 대한 비판이다.
앞서 롯데카드는 지난해 말, 홈플러스가 납품업체 대금 결제 과정에서 활용한 구매전용·법인카드 관련 793억 원의 채권을 추정 손실로 분류해 주목받은 바 있다.
이와 관련해 이인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홈플러스가 갚지 못한 돈을 롯데카드가 떠안은 것”이라며 “MBK는 홈플러스가 어려워지자 금융 계열사인 롯데카드를 동원해 자금을 지원했고 그 결과 카드사의 부실률이 높아졌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롯데카드 측은 “추정손실 처리는 금융기관의 선제적 강화 조치”라며 “이를 특정 주주사와 연계해 '지원설' 등으로 해석하는 것은 오해의 소지가 있다”고 해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MBK는 홈플러스 사태로 검찰 조사를 받고 있기도 하다.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2부(부장검사 이상혁)는 지난 10일 김병주 회장을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법상 사기, 자본시장법 위반 등 혐의 피의자 신분으로 불러 조사한 바 있다. 김광일 MBK 부회장 역시 지난 7월 검찰에 소환돼 조사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정치권에서도 수사 현황을 주시하고 있다. 민병덕 더불어민주당 정책위원회 수석부의장은 지난 10일 “검찰은 홈플러스의 신용 위기, 전단채 발행, 회생 신청 과정에서 제기된 의혹을 철저히 규명해야 한다”며 “김병주 회장과 관련자들에 대해 신속하고 엄정하게 수사하고 법과 원칙에 따른 처분을 내려야 한다”고 밝혔다.
배당 시점을 두고도 비판이 나온다. 롯데카드는 지난해 고객 297만 명의 신용정보가 유출되는 사고로 업무 정지 1.5개월과 과징금 50억 원을 부과받고 영업 정지에 들어갔다가 16일 영업을 재개하게 된다. 이 여파로 롯데카드는 8월 1일부터 9월 15일까지 신규 회원의 카드 발급이 중단되는 등 하반기 경영 악화가 우려된다.
롯데카드의 수익성은 최근 3년간 악화했다가 올해 들어서 반등의 조짐을 보이고 있다. 영업이익은 2023년 3679억 원에서 2024년 1372억 원으로 급감했고 2025년에는 814억 원으로 1,000억 원 아래로 떨어졌다. 올해 상반기 영업 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231억 원 증가했지만, 영업정지 등 여파로 하반기 실적은 지켜봐야 하는 상황이다.

이경민 기자 kmle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