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신용 갭' -15.1%p로 하락…20년 만에 최저치

지난 달 14일 서울 시내 한 은행 창구 모습. [사진= 연합뉴스 saba@yna.co.kr 제공]
지난 달 14일 서울 시내 한 은행 창구 모습. [사진= 연합뉴스 saba@yna.co.kr 제공]

국내총생산(GDP) 대비 가계와 기업 부채 비율이 낮아지면서 한국의 '신용 갭'이 20년 만에 가장 낮은 수준으로 떨어졌다.

18일 국제결제은행(BIS) 통계에 따르면 올해 1분기 말 한국 신용 갭은 -15.1%포인트(p)로 집계됐다. 2006년 1분기 말(-15.3%p)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작년 4분기 말(-8.7%p)보다 6.5%p, 작년 1분기 말(-5.5%p)보다 9.6%p 각각 하락했다.

신용 갭은 가계와 비금융기업 신용을 합산한 민간신용의 명목 GDP 대비 비율에서 장기 추세치를 뺀 값이다. 마이너스(-)는 민간신용 비율이 장기 추세를 밑돈다는 의미다. BIS는 과도한 신용 축적에 따른 금융위기 가능성을 살피는 조기경보 지표로 활용한다.

한국 신용 갭은 코로나19 확산 직전인 2019년 4분기 말 4.6%p에서 2021년 1분기 말 15.6%p까지 치솟으며 1972년 통계 작성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후 내림세로 돌아서 2024년 2분기 말(-2.3%p) 음수로 전환한 뒤 8개 분기 연속 장기 추세를 밑돌았다. 지난해 말 한 자릿수이던 마이너스 폭은 올해 들어 두 자릿수로 확대됐다.

이번 하락은 실제 민간신용 비율이 낮아진 영향이 크다. 1분기 말 GDP 대비 민간신용 비율은 191.5%로 작년 말(198.0%)보다 6.6%p 떨어졌다. 같은 기간 장기 추세치(206.6%)는 변동이 거의 없었다. 경제 규모 대비 부채 비율이 낮아지면서 장기 추세와의 격차가 더 벌어졌다.

다만 신용 갭 하락을 가계와 기업의 부채 문제 해소로 받아들이기는 어렵다. 현재 민간신용 비율은 코로나19 확산 전인 2019년 말(185.1%)보다 여전히 높다. 장기 추세치 역시 과거 부채비율 흐름을 통계적으로 추정한 결과로 적정 부채 수준을 의미하지 않는다. 명목 GDP가 빠르게 늘면 부채 잔액이 늘어도 비율이 하락할 수 있어, 개별 차주의 상환 능력 개선을 뜻하지도 않는다.

류태웅 기자 bigheroryu@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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